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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 권한 회수 원안 항목 7개 중 4개 삭제, 수정안으로 조례 통과
주민 반발에 산폐장 등 기피시설 회수 내용 제외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시의회가 기초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의 반발을 샀던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을 수정해 가결했다. 이에 따라 개정 조례에서 산업폐기물 처리장 등 일부 기피시설의 결정권을 시가 기초단체로부터 회수하는 내용은 제외됐다.

부산시의회는 22일 제325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을 수정안으로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궤도시설, 도축장, 폐기물처리시설, 묘지공원, 공동묘지, 배수시설 등 7개 기피시설의 설치 권한을 기초지자체로부터 회수하는 내용을 포함한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기장군 등 16개 구·군 단체장이 “지역 갈등과 주민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시설 결정과 관련한 기초단체장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대 의견을 제기했다.

특히, 폐기물처리 사업자가 기장군 장안읍 명례리에서 산업폐기물 처리 시설을 운영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격화됐다. 21일에는 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가 조례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자, 기장 주민들은 대규모 집회를 열고 “조례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주민들은 열흘간 시청 앞 반대 집회를 열었고, 정종복 기장군수도 1인 시위를 통해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논란 끝에, 본회의 직전 기장군이 지역구인 박종철 시의원이 회수 대상 7개 시설 중 궤도시설과 도축장만 시가 결정하고, 나머지는 기존대로 구·군에 위임하는 수정안을 제안했다. 본회의 전자투표 결과 제석 의원 41명 중 27명 찬성, 10명 반대, 4명 기권으로 수정안이 통과됐다. 조례 개정 수정안이 산폐장 결정권 회수 내용이 빠진 채 확정된 소식을 들은 기장 주민들은 안도감을 드러냈다. 한 주민은 “민간업자의 이권 사업으로 지역이 갈등에 휩싸일 뻔했는데 다행이다”고 말했다. 정종복 기장군수는 “주민이 불필요한 어려움을 겪은 점은 아쉽지만, 전반적으로는 잘 해결됐다”고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