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한계 돌파”… 기존 최고층 238단 뛰어넘어
데이터 전송속도 12%·읽기성능 13%·생산성 59% 향상
온디바이스 등 'AI 스토리지' 시장 공략 유리한 입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층인 321단 1Tb(테라비트) 트리플레벨셀(TLC·하나의 셀에 3비트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구조) 기반 4D 낸드 플래시 양산에 돌입했다. 메모리 업체 중 가장 먼저 300단 이상 낸드 양산을 시작하면서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온디바이스(내장형) AI 등 AI 스토리지(저장장치) 시장을 공략하는 데 유리한 입지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1일 “이번에 300단을 넘어서는 낸드를 가장 먼저 선보이며 기술 한계를 돌파했다”며 “내년 상반기부터 321단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해 시장 요구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다. 셀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적층 기술이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평가받는다.

SK하이닉스는 앞서 2023년 6월 직전 세대 최고층 낸드인 238단 제품을 양산해 시장에 공급했으며, 같은 해 8월 세계 최고층인 321단 낸드 샘플을 공개하며 세계 최초로 300단 이상 낸드 개발 진행을 공식화했다. 이번 제품엔 이전 세대인 238단 낸드의 개발 플랫폼을 적용, 공정 변화를 최소화함으로써 이전 세대보다 생산성을 59% 향상시켰다. 또 기존 세대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는 12%, 읽기 성능은 13%, 데이터 읽기 전력 효율도 10% 이상 향상됐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제품 개발 과정에서 생산 효율이 높은 ‘3-플러그’ 공정 기술을 도입해 적층 한계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3번에 나눠 플러그(여러 층의 기판을 쌓은 뒤 셀을 한 번에 형성하기 위해 내는 수직 구멍) 공정을 진행한 뒤 최적화된 후속 공정을 거쳐 3개의 플러그를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플러그 안에 채우던 물질을 바꿔 변형을 줄이는 ‘저변형’ 소재를 개발, 플러그 간 자동 정렬 보정 기술을 도입했다. SK하이닉스는 321단 낸드로 AI용 저전력 고성능 신규 시장에도 적극 대응해 활용 범위를 점차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