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추천 속도 내서 민주당 압박”
친윤 “북한 인권 이사와 연계해야”

원내대표 후보군 벌써 하마평

국민의힘이 향후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놓고도 재차 내부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내년 5월 추경호 원내대표 후임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원내 사령탑을 차지하기 위해 대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국민의힘 내부에 따르면 친한계에서는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에 속도를 내는 방식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한 친한계 인사는 “특별감찰관 추천은 여당의 쇄신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민주당이 특별감찰관 임명을 위한 국회 추천 절차 개시를 미룰 경우, 여당이 속도감 있게 먼저 후보군 추리기에 나서는 등 민주당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8일 특별감찰관 임명 필요성을 언급하며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속도감 있게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행 특별감찰관법은 국회가 특별감찰관 후보 3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중 한 명을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친윤계인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요구하면서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과 관련해서도 여야 합의를 강조하고 있다. 추 원내대표와 가까운 현직 의원은 “여당이 먼저 특별감찰관 후보군을 물색하기보다는 민주당과 협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법 리스크 등으로 극한의 정쟁 상황에 빠져 있는 만큼, 여야 합의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친윤계와 친한계 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내년 5월로 예정된 차기 원내대표 선출도 친윤계와 친한계 간 잠재적 갈등 요소다. 벌써부터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선 차기 원내대표 하마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추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과 김건희 여사 의혹 대응 등에서 한 대표보다는 대통령실과 더 호흡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친한계는 자신들과 가까운 인사를 차기 원내대표로 선출시키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에는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헌·당규 개정, 재보궐 선거 등 중요한 일정들이 예정돼 있는 만큼 차기 원내대표 역할이 중요하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