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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포클랜드 사고 재현, 해상 분쟁 법률 서비스 필요성 체감
해사 소송 비용 국외 유출, 부산의 법원 설립 필요성 대두
부산시, 해사법원 설립 입법안 통과 목표로 홍보 활동 강화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 지역 대학생들이 주축이 돼 국내 최초로 해상에서 발생하는 민간 분쟁을 주제로 한 모의 재판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해사법원 설립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부산이 최적의 법원 설립지임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됐다.

부산시는 해양자치권 추진협의회, 한국해양대 해사법 RIS사업단과 함께 21일 오후 부산에서 해사 모의 재판을 진행했다. 해사 모의 재판은 해사법원 설립을 위한 중요한 계기로, 부산이 해사법원 설립과 운영에 적합한 역량을 갖춘 도시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번 모의 재판은 한국해양대 해사법학부 학생 20여 명이 주도하며, 해상 민간 분쟁을 다룬 고도의 전문적 소송을 주제로 진행됐다. 2002년 포클랜드 북방 해역에서 발생한 선박 화재 침몰 사고를 둘러싼 선주와 보험사 간의 소송전이 재구성됐으며, 이는 영국 해상보험법과 대법원 판례를 참고하여 진행됐다. 이 사건은 국내 최초의 해사 소송 사례로, 전국의 다른 대학에서 해사 소송을 주제로 한 모의 재판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청객들은 사고 상황을 재현한 실감 나는 재판과 함께 국제사법 및 해상보험법 등 전문적인 해사 법령 해석 과정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해사 전문 법 서비스의 필요성도 체감할 수 있었다. 현재 국내에는 해사 전문 법원과 관련 법률 서비스가 부족하여, 매년 3000억 원 이상의 해사 소송 비용이 국외로 유출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시는 해사법원 설립이 이루어질 경우, 해운 관련 계약 검토, 법 해석, 중재 등 관련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이에 시는 이번 모의 재판을 계기로 해사법원 설립을 위한 입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날까지 부산을 최적지로 알리기 위한 홍보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해사법원 설립 입법안은 곽규택, 전재수 국회의원이 발의하여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 상정되어 논의 중에 있다. 대법원은 초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최근 해사법원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설치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부산과 인천이 해사법원 설립지로 거론되고 있으며, 부산시는 해사법원 부산 설립을 핵심 과제로 삼고 여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모의 재판은 해사 관련 고부가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를 계기로 해사법원 부산 설립을 위한 노력을 다각화할 것"이라며 "시민단체와 함께 해사법원 부산 설립의 당위성을 알리는 대규모 궐기대회와 유명인사의 SNS 릴레이 연설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