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헌재 앞 삼엄한 경비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 앞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는 가운데 헌법재판관이 탄 차량이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문호남 기자

■ 변론종결 2주… 길어지는 평의

尹 구속취소 결정으로 셈법복잡
절차적 흠결 무시 땐 불복 논란

헌재 “이틀연속 선고 경우 없어”
尹선고, 역대 최장기간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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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마지막 선고만 남겨둔 가운데 윤 대통령 대리인단이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도 헌재에 탄핵심판 변론 재개를 요청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종결 후 14일이 지난 11일 오전까지 선고 일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장고를 이어가고 있어 고심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 관계자는 이날 헌재에 대한 변론 재개 신청 가능성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현재 검토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여권에서는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로 수사·기소 과정에서의 절차적 흠결에 대한 지적이 커지자 헌재 역시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 증거 채택 등 절차적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론을 재개해 이를 다시 다퉈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은 이날까지 변론 재개 신청을 검토하지 않는 등 사실상 변론 재개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했다는 관측이다. 대신 윤 대통령 측은 헌재 심리의 절차적 흠결에 관한 헌법학자들의 의견서를 참고자료로 제출한 데 이어 정치권·시민사회 등을 통한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지난달 25일로 종결한 이후 14일째를 넘기며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중 가장 선고가 늦어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론종결 후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11일 만에 탄핵심판 선고가 이뤄졌다.

헌재가 선고 시기를 두고 예상외 장고에 들어간 것은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으로 막바지 셈법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란 평가다. 헌재가 수사와 기소 과정, 탄핵심판 등을 둘러싸고 제기된 절차적 흠결 논란을 무시하고 선고를 강행할 경우 불복 논란이 커질 수 있는 점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은 형사재판과 다르지만 형사소송법을 엄격하게 해석한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 헌재의 절차적 흠결 문제가 더 부각되는 점도 재판관 평의가 길어지는 이유로 분석됐다. 윤 대통령 측은 국회가 내란죄를 탄핵소추 사유에서 철회한 것과 수사 중인 상황에서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채택한 것 등에 대해 절차적 흠결을 지적해 온 바 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춰지면서 한덕수 국무총리 등 다른 탄핵심판 일정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선고 당일 시위 등에 대비해 경찰이 대규모 경력을 동원하는 만큼 헌재가 오는 12일까지 선고기일을 공지하지 않으면 다음 주쯤 기일이 잡힐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헌재가 최재해 감사원장 등의 선고기일을 13일로 잡으면서 윤 대통령 선고가 14일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헌재 관계자는 “통상 하루 간격으로 연속해서 선고기일을 잡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후민·정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