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문화 교육, 환대의 장으로

성미영 구로남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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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따라 한국에 온 다문화 학생 중에는 수업 중 ‘죽고 싶다’며 자살 충동을 호소하는 학생도 있어요. 다행히 맞춤형 심리 정서 상담을 진행한 뒤 우울감을 호소하던 학생이 의욕을 되찾고 학교에 다니게 됐어요.”

성미영(사진) 서울구로남초등학교 교사는 지난 1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교육청의 다문화 학생 심리지원을 통해 문화적 충돌로 고통받는 학생을 도울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재직 중인 구로남초교는 서울 구로구 인근 중국 교포 밀집지역에 위치해 전체 재학생 중 다문화 학생 비율이 63%에 달한다. 학교에서 다문화 교육 담당 부장을 맡은 성 교사의 가장 큰 고민은 정부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다문화 위기 학생들의 행동발달 지연 문제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난 학생보다 도중에 입국한 학생들이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에서 공부를 잘했던 아이들도 언어·문화 장벽을 마주하면 무기력에 빠지고 자존감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경계선지능이 의심되는 다문화 학생들에게 적절한 교육·치료를 받게 하는 게 선결 과제였다. 생계 때문에 학교를 방문할 시간이 없고 한국어 소통이 어려운 학부모들을 설득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성 교사는 서울시교육청의 다문화 학생 맞춤형 심리 상담 프로그램과 서울다문화교육지원센터의 순회 상담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1학기 1명, 2학기 3명의 학생이 상담 대상이 됐다. 성 교사는 “자녀가 지능 장애가 있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했던 학부모가 상담 후 아이를 특수학급으로 보내는 걸 허락했다”며 “해당 학생은 초등학교 3학년이지만 6세 정도 발달 수준을 보였는데 현재는 특수학급 수업을 병행하며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의 맞춤형 상담 프로그램은 교육현장에 있는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다문화 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구로남초는 성 교사 주도하에 지난해 경계선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다문화 학생을 위해 특수교육 전문가, 다문화 교육 전문가를 초빙해 상담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이 학생에 대해 영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이중언어 교육을 해야 한다는 솔루션을 내놨고, 학교 측은 영어 전문강사를 초빙해 수업을 진행했다. 자폐 성향을 보이며 모든 교육을 거부하던 학생은 이중언어 교육을 통해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성 교사는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 해결책을 찾으니 다문화 위기 학생에 대해 다면적 이해가 가능해졌다”며 “치료·상담을 거부하던 학부모들도 자녀들의 자폐 관련 검사를 받겠다고 먼저 나서는 등 다문화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