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에이태큼스 발사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두 발이 19일 러시아 본토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 텔레그램 캡처 AP 연합뉴스

이미지 크게보기한·영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美 ‘대인지뢰 공급’ 승인

쿠르스크 등서 전황 급변하자
에이태큼스 이어 지뢰도 허용

美 “민간인 피해 최소화 할 것”
우크라도 “밀집지역 매설 안해”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한반도 외 대인지뢰 사용 금지’라는 자신이 부활시킨 정책을 잇달아 뒤집으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하고 나선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를 걱정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취임 24시간 내 종전’을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영토 포기를 전제로 한 휴전을 밀어붙일 뜻을 비쳐왔다. 이에 러시아는 최근 공세를 강화해 우크라이나 남동부 점령 지역을 넓혀가는 한편 우크라이나가 점령 중인 쿠르스크 탈환작전에 북한군 1만여 명을 포함한 5만 명의 병력을 투입한 상황이다.

19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두 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인지뢰 공급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시행되다 트럼프 당선인 집권 1기 때 폐지됐던 ‘한반도 외 대인지뢰 사용 금지’를 다시 살려놓은 바 있다.

대인지뢰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오타와 협약은 1999년 발효됐으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등 160여 개국이 가입했지만, 미국과 남·북한, 중국은 가입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은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의 대인지뢰 사용을 금지하며 오타와 협약에 따라 금지된 어떤 활동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어렵게 살려놨던 정책을 뒤집은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는 탓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휴전에 개입하기 전 한 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양측의 공방이 치열하게 이어지면서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우크라이나 영토를 장악해가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최전선에 대인지뢰를 무분별하게 매설하는 작전으로 자국 영토를 되찾으려는 우크라이나의 진격 속도를 늦추고 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지원한 사거리 300㎞의 지대지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의 러시아 본토 공격 제한을 해제한 데 이어 대인지뢰 사용까지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지뢰는 스스로 폭발하거나 배터리가 방전되는 ‘비지속성’ 유형이어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우크라이나 당국도 해당 지뢰를 인구 밀집 지역에 매설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WP에 전했다. WP에 따르면 미국은 2022년 기준으로 대략 300만 개의 대인지뢰를 비축하고 있다. 이 지뢰는 2002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차례를 제외하고 1991년 걸프전 이후 사용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