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G20 한자리에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제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기아·빈곤 퇴치 연합 출범’에 참여한 시진핑(앞줄 왼쪽 네 번째)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정상 및 국제기구 수장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 우크라전 단계대응 전략

한미간 긴밀한 공조 유지하며
북한 참전 등 전황따라 강도 결정

우크라 직접 무기지원엔 신중
미국과 교환통한 간접방식 가능성
정부 “중국과도 고위급 소통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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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미국산 장거리 타격 무기의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국제전 양상으로 비화함에 따라 우리 정부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 전장에서 벌어지는 북·러 군사협력에 따라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당사국이다. 대통령실은 동맹국인 미국과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되, 전쟁에 직접 가담하는 행위는 전황에 따라 신중히 결정하는 ‘단계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8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에 대해 “러시아와 북한이 국제사회의 권고를 무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협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보충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미국,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도 이 문제를 앞으로 더 잘 들여다보고 신경 써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와 미국은 무기 지원 및 사용 범위 결정에 대한 실시간 정보 공유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사용을 허용하는 결정을 우리 정부에 사전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미국 측으로부터 에이태큼스 사용 승인 정보를 공유 받았느냐’는 질문에 “미 측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이미 제공한) 에이태큼스의 사거리를 늘려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할 것임을 우리 측에 사전 통보했다”고 확인했다.

다만, 정부는 ‘즉각적 전쟁 종식’을 원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각종 변수에 대비해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가 먼저 나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새로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는 물론, 러시아와의 관계를 악화해 결과적으로 국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에이태큼스 사용 허가 결정과 관련, “미국이 결정하면 미리 알려오는데, 우리나라가 직접 이 문제에 가담해서 행동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미국 결정을 통보받은 정도”라고 강조했다. 군사적 행동의 주체가 우리가 아닌 미국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무기 지원과 관련해서도 “한·미 동맹 간 필요한 무기 체계를 주고받을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를 상정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고 구체적으로 토의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부는 북·러 군사협력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중) 고위급 협의와 소통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5월 이후 고위급 대화가 빨라지고, 잦아지고, 또 깊어졌다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앞으로 양국이 자유무역 협상, 통상협력, 인적·문화적 교류 등에서 구체적으로 성과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