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 전쟁 1000일

우크라 영토포기 방안 거론
유럽 일각선 트럼프案 반대

우크라이나 전쟁이 개전 1000일을 맞이했음에도 격화 조짐을 보이면서 취임 후 24시간 안에 종전이 가능하다고 장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종전안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 내내 당선이 된다면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략을 곧바로 끝낼 수 있다고 자신해 왔다. 지난해 5월 미 CNN방송에 “24시간 내 전쟁을 끝내겠다”고 말한 데 이어 지난 9월 TV 대선 토론에서는 “당선되면 취임 전 (전쟁을) 해결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이후 구체적인 종전안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유예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포기하는 방안이 종전안 방안으로 거론돼 왔다.

다만 전쟁 당사국이 트럼프 당선인의 종전 방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공영방송 서스필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지칭하며 “백악관을 이끌 팀의 정책에 따라 전쟁이 더 빨리 끝날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이것은 그들의 방법이고, 전쟁이 내년 외교적 방법으로 종식되도록 우리는 모든 수단을 다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하며 대화 가능성은 열어놨지만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종전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종전안 수용 여부도 관건이다. 전쟁 장기화로 일각에선 종전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유럽에선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위비 지출과 지원을 늘려 트럼프 당선인의 종전안을 제지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을 만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나토와 동맹국은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계속 제공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협상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