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자동차 수출호조 견인
“내년 美통상정책 변화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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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호조가 지속되며 9월 경상수지가 대폭 흑자를 기록했다. 3분기 들어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한국은행이 당초 전망한 73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미국 통상정책의 대대적 변화로 내년에는 수출 및 경상수지 흑자 추세에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11억2000만 달러(약 15조5800억 원) 흑자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경상수지 월별 흑자 규모로 보면 역대 아홉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는 6월(125억6000만 달러)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수출입 현황을 보여주는 상품수지가 106억7000만 달러 흑자를 내며 전월(65억2000만 달러)보다 흑자 규모를 크게 키웠다. 수출(616억7000만 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9.9% 늘어나며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36.7%), 정보통신기기(30.4%) 등의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고 주춤했던 승용차(6.4%) 수출도 증가 전환했다. 다만 석유제품(-17.6%), 화공품(-8.4%) 등은 감소세가 확대됐다. 수입(510억 달러)은 반도체 제조장비 등 자본재를 중심으로 1년 전보다 4.9% 증가했다.

본원소득수지도 30억9000만 달러 흑자를 내며 흑자 폭을 키웠다. 배당소득이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분기 배당 지급으로 지난 8월 일시 감소했다가 다시 늘어난 영향이다. 서비스수지는 22억4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반도체 경기 호황 국면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 경상수지는 당초 예상을 웃도는 흑자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3분기까지 누적 경상 흑자는 646억4000만 달러로 연간 전망치의 88.5% 수준까지 달성했다. 다만 반도체 품목 간 수요 차별화가 커지고,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보편 관세 도입 등 수출 여건 악화가 예상되고도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0월 경상수지도 상당 규모 흑자가 예상되고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망한 것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내년 경상수지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