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 재판관 체제로 헌재 마비
탄핵 가결땐 직무정지 장기화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말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상정을 예고하면서 탄핵 가결 시 중앙지검 수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지검장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면 그 즉시 직무가 정지된다. 이에 대해 판단을 내릴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충원 문제로 탄핵 심판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지검장에 대한 탄핵안을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이 지검장의 직무는 즉시 정지되기 때문에, 중앙지검에서 공소 유지를 담당하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개발비리·위증교사·공직선거법 위반 등 재판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탄핵안 가결 시 이 지검장의 직무 정지 상태는 장기화할 수 있다. 헌재 재판관 충원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 ‘6인 체제’가 언제 정상화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헌재는 지난달 퇴임한 이종석 전 소장을 포함해 재판관 3명이 결원 상태다.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3인은 여야가 각 1명씩 추천하고 여야 합의로 1명을 추천해 왔지만, 민주당이 2명을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선출이 지연되고 있다. 헌재는 지난달 14일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사건을 심리할 수는 있게 됐다. 다만 탄핵과 같은 사회적 이목을 끄는 사건에 대해서는 6인 체제로 판단을 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중앙지검장 탄핵안과 헌재 재판관 임명이 정치적 사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교사 사건은 각각 15일과 2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 지검장에 대한 탄핵안을 두 사건의 1심 선고가 끝난 뒤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현웅 기자 leeh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