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명 바꾸고 대대적 재구조화
화천고, 군인자녀 자공고 선정

춘천=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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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군인 자녀 유치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4일 강원 화천군 하남면 주민들은 화천고가 지난 15일 교육부로부터 군인 자녀 모집형 자율형 공립고등학교에 조건부(이전·신축) 선정된 것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경택 하남면 번영회장은 “접경지역인 화천에서는 중·고교 학생들의 대도시 유출이 이어지고 있는데, 전국의 군인 가족 유입으로 상권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강원 접경지역과 폐광지역 고교가 지역 특성을 살린 특화 학교로 전환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역을 넘어 전국 단위 학생 모집으로 폐교 위기에 놓인 학교를 살리고 지역소멸 위기 극복에도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화천고는 오는 2029년 전국의 군인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자율형 공립고로 전환된다. 학년별 8개 학급씩 총 24개 학급에 전교생은 528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현재 197명(총 9개 학급)인 학생 수와 비교하면 2.68배로 늘어난 규모다. 여기에 자녀와 함께 화천으로 전입하는 군인가족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화천군은 기대한다.

접경지역에 있는 철원군 김화공고와 인제군 신남고 역시 오는 2026년부터 한국국방과학고와 산림과학고로 교명을 바꾸고 전국 단위 학생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폐광지역 태백에서는 황지정보산업고가 2026년부터 한국세무금융고로 전환해 금융전문가를 육성한다. 태백기계공고는 올해부터 항공기 정비 기술자를 양성하는 한국항공고로 전환했다.

도내 접경·폐광지역 고교가 이처럼 대대적인 변신에 나선 데는 지난 2020년 영월공고가 한국소방마이스터고로 전환해 성공한 사례가 계기가 됐다. 전신인 영월공고의 신입생 경쟁률은 2018년 0.25 대 1, 2019년 0.29 대 1 등에 그쳐 폐교 위기에 몰렸으나 한국소방마이스터고로 전환한 후 경쟁률 상승 등 전국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이재철 강원도교육청 장학사는 “접경·폐광지역 학령인구 급감에 따라 학교와 지역을 모두 살리자는 취지로 지역 특성을 반영한 직업계고의 재구조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