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출범… 활동기간 15개월
‘강제조사권 없어 한계’ 우려도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695일만인 지난 9월 23일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출범하면서 수사 기관과 국회가 밝히지 못한 참사의 진실 규명이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활동 기간이 짧고 강제 조사 권한이 없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고 ‘정치적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정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특조위 등에 따르면 특조위는 참사 대응 관계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검·경 수사와 달리 사고 당시 희생자들의 장례식장 이송 과정, 소방의 구조활동 등 참사 당일 상황을 재구성해 대형 참사로 번지게 된 원인을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특조위 관계자는 “수사가 업무상 과실에만 초점이 맞춰진 탓에 상위 기관들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법적 처벌과 진상 규명은 매우 다른 만큼 참사 당일 현장을 재구성해 이런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조위 활동 기간은 최장 1년 3개월이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와 달리 압수수색 영장 청구 의뢰권이 없어 조사 권한은 상대적으로 적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 참여했던 황필규 변호사는 “특조위 위원 임명 등 구성만으로도 시간이 소요된다”며 “특조위의 강제력이 부족한 만큼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협조가 특조위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참사 대응 책임자인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총 12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 판결은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 전 용산서장 등 3명은 금고 3년 등 유죄 판결을 받았다. “군중이 군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고 당일 현장에 정보관을 배치하지 않는 등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는 판단이었다. 반면 지난 17일 김 전 청장 등 서울경찰청 관계자 3명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대규모 인파 사고 우려까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업무상 과실로 사고가 확대됐다고 보기도 쉽지 않다”고 봤다. 박 구청장은 법적으로는 관리 책임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유족들은 “압사 신고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출동도 안 한 게 죄가 없다면 국민은 구조 요청을 어디에 해야 하나”라며 반발했다.

노지운·전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