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유흥주점 여성 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 성동구의회 A 구의원이 지난 9월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은 제명안 부결에 거세게 항의
"반대·기권표는 모두 민주당에서 나온 것" 의혹 제기


만취한 유흥주점 여성 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출신 서울 성동구의원에 대한 구의회 차원의 제명안이 끝내 부결됐다.

23일 성동구의회에 따르면, 성폭행 혐의를 받는 A 구의원에 대한 제명안은 지난 18일 열린 구의회 제281회 2차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당사자인 A 구의원을 제외한 13명이 무기명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8표·반대 2표·기권 3표가 나왔다. 제명안 통과를 위해서는 재적 의원의 3분의 2인 1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했다. 이번 투표 결과로 A 구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 5명은 제명안이 부결되자 본회의장에서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성동구의회는 지난달 3일 열린 제280회 2차 본회의에서 A 구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상정되자, 처리하지 않다가 장시간 정회 끝에 폐회했다. 당시 이를 두고 ‘제명안을 처리하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정회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는데, 끝내 제명안이 부결된 것이다. 현재 성동구의회는 A 구의원 외에 민주당 소속 8명, 국민의힘 소속 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동구의회 내부에서도 제명안 부결의 책임에 대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구의회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의원 개인의 비위에 대해서는 엄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반대·기권 5표는 모두 민주당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축구선수 출신인 A 구의원은 지난 4월 10일 총선 날 지역 주민들과 체육회 행사 후 서울 서초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뒤풀이를 하다가 만취 상태의 여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그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은 지난달 초 법원에서 기각됐다. 원래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돼 활동하던 A 구의원은 경찰이 범행 사실을 성동구의회에 통보하자 탈당해 현재는 무소속 상태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