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파병 거론하며 “윤정부 정책 지지”
면담앞서 대통령실 추켜세우기
일부 의원들과 의제 등 논의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하는 등 통상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 문제 등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참전했다. 대단히 잘못된 판단”이라며 “대한민국 국방과 외교·안보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정책은 대단히 엄정하다. 정부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모든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그는 쌀 매입, 벼멸구 피해 지원을 두고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10·16 재·보궐선거 후 전남 곡성군을 가장 먼저 방문한 이유도 설명했다. 한 대표는 “호남 곡성에서 549표를 얻었다”며 “549분의 마음을 소중하게 여기고 전국 정당으로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호남동행위원회를 더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최고위를 마친 뒤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을 찾아 간담회를 진행했다. 한 대표가 김 여사 등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정부 정책을 지원하고 민생을 챙기겠다고 밝힌 것은 면담을 앞두고 대통령실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이날 회의실 ‘백드롭’(뒤 걸개)은 한 대표가 지난주 최고위 회의에서 강조한 ‘변화와 쇄신’으로 바뀌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24일 당 지도부 만찬을 앞두고 대통령에 대한 한 대표의 독대 요청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불쾌감을 드러내며 독대를 거부했다.

다만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예정된 면담에선 김 여사 문제 해소, 의정갈등 해결 등을 강하게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지난 주말 측근들과 윤 대통령 면담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 과정에서 내놓을 의제들을 측근들이 말하면, 한 대표가 본인 의견을 밝혔다고 한다. 지난 19일에는 일부 의원과 식사를 함께하며 의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이미 한 대표는 최고위 등을 통해 대통령실에 김 여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요청한 상황”이라며 “이제 대통령실이 화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다른 친한계 인사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1심 선고가 났을 때 당이 어떤 상태에 있느냐에 따라 호기가 될지 역공을 당할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