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6월 문을 닫은 강원 태백시 장성광업소 전경. 태백시청 제공

고용정책심의위원 과반 반대 후폭풍
"수십 년 피해 제대로 인식 못 해" 비판


춘천=이성현 기자



지역 주력산업인 탄광이 문을 닫으며 실업자 증가 등 고사 위기에 직면한 강원 태백·삼척시가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고용위기지역 지정에 탈락했다. 14일 강원도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11일 태백·삼척시가 신청한 고용위기지역 지정 부결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다. 민간 위원 등이 포함된 고용정책심의회 결과, 과반이 고용위기지역 지정에 반대했다.

고용위기지역은 고용사업이 현저히 악화했거나, 급격한 고용 감소가 확실시되는 지역으로 고용정책심의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지정 고시된다. 지정 시 고용유지 지원금과 무급휴직 근로자 지원금, 재취업 직업훈련 제공 등 지역당 연간 국비 약 330억 원(최대 5년)이 지원된다. 태백시는 지난 6월 말 지역 마지막 탄광인 장성광업소가 문을 닫았고 삼척시는 내년 6월 말 도계광업소의 폐광이 예정돼 있다.

탈락의 주요 원인은 고용위기지역 신청 직전 1년간 고용보험 피보험자 증감률 등 일부 정량지표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각 지자제는 대안으로 주력 산업의 고용 규모 증감에 따른 사업 구조 변화 등 정성평가에 기대를 걸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지역에서는 폐광정책이 본격화한 1989년 이후 수십 년간 지속한 폐광지역 고용 위기와 피해에 대해서는 눈 감고, 최근의 고용 상황만을 판단해 지역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는 이 날 오후 도청 2청사에서 고용위기지역 탈락 대응 방안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한편, 강원도가 2022년 시행한 탄광지역 폐광대응 연구용역 결과, 장성·도계광업소 폐광 시 태백 876명, 삼척 1685명 등 총 2561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삼척 9.6%, 태백 13.6%가 각각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태백시 인구는 지난해 12월 3만8702명에서 지난 9월 3만8103명으로 올해 들어서만 599명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