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특필한 일본 언론. 연합뉴스

일본 언론이 한국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최초 수상’이라며 비중있게 전했다.

11일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주요 일간지는 한강의 수상 소식에 “한국인에게 노벨문학상이 수여되는 것은 처음이며 아시아 여성으로서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한강에 대해 “한국에서 1987년 민주화 후 문단을 이끄는 차세대 기수로 대표작인 ‘채식주의자’는 일본과 유럽, 미국 등에서도 번역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한강이 지난 2016년 맨부커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채식주의자’가 처음으로 일본어로 번역돼 약 2만부가 발간됐다.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 대표작이 속속 발간됐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식에 ‘작별하지 않는다’ 등을 번역·발간한 하쿠스이샤는 즉시 증쇄를 결정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 대형 서점들도 노벨상 특설 코너를 마련했다. 대형서점인 기노쿠니야서점의 도쿄 신주쿠 본점은 전날 밤 수상자 발표와 동시에 노벨문학상 특설 코너를 설치해, 한강의 일본어판 소설 5권을 급히 전시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 K팝뿐 아니라 소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출판계에서 한국과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계 작가의 존재감이 높아지면서 일본에서도 작품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어로 번역된 뛰어난 외국 문학 작품에 주는 ‘일본번역대상’에 2015년(제1회) 박민규의 ‘카스테라’가 처음 선정된 이후 2018년(제4회)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 2022년(제8회) 김소연 시인의 ‘한 글자 사전’이 차례로 선정됐다. 또 가미카와 요코 전 일본 외무상이 지난해 11월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참석 때 구입한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은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일본 출판계에서는 보통 10만 부 이상 팔리면 ‘베스트셀러’가 되는데 ‘82년생 김지영’은 약 29만 부가 출간됐다. 일본에서 한국 문학을 알려온 ‘K-BOOK진흥회’에 따르면 2021년에 일본어로 번역된 한국 문학 작품 수는 2016년보다 약 4배 가량 늘었다.

한편, 가와바타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 등 노벨문학상 두 명을 배출한 일본은 이번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상을 기대했으나 실패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지 인터넷 언론은 한강 수상 기사에 앞서 무라카미의 수상 실패를 먼저 전했다.

이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