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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배럴당 80달러 돌파
일각선 “추가 생산 여력 충분”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타격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중동 지역 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산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정유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유가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원유 재고평가 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호재’일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이 수요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급격히 반등할 경우 되레 수익성이 악화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7일 ICE 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0.93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7% 상승했다. 글로벌 원유 가격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선 위로 올라선 것은 지난 8월 말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 역시 배럴당 77.14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7% 상승했다.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정유 업체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정유사에 호재로 작용한다. 정유사의 원유 매입과 석유제품 출고 사이에는 30∼40일 정도의 시차가 발생하는데, 유가가 오르면 기존에 사들인 원유의 재고평가 가치가 상승해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타격이 더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원유를 수입해야 하는 정유사들 입장에서는 국제유가가 오르면 원유 매입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데, 수요가 지금처럼 위축된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올리면 수출 경쟁력이 약해져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유가 상승 흐름이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자재 전문 캐일러 캐피털의 브렌트 벨로트 창업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 하향 돌파를 시험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석유 수요는 여전히 약한 반면 이란 시설이 타격을 입더라도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중심으로 추가 생산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