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법원 전경.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표적수사금지법·검찰수사 조작방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사법부가 금지되는 별건 수사 정의·종류부터 구체화해야 한다는 우려를 국회에 전달했다. ‘검사 무고죄·법 왜곡죄’뿐 아니라 또 다른 ‘이재명 방탄용’ 법안들에 대해서도 잇달아 우려를 드러내면서 정치권 논쟁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8일 국회 등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민주당 이건태·김동아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표적수사금지법·검찰수사 조작방지법 신설을 골자로 하는 두 형소법 개정안에 대해서 우려를 드러냈다. 두 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이 의원이 지난 6월 발의한 형소법 개정안은 범죄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는데도 처벌을 목적으로 계속해 범죄 혐의를 찾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판사의 영장 기각 의무화 및 수사기관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정청래 의원도 지난 8월 비슷한 내용의 형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와 관련, 행정처는 “합리적인 근거가 없거나 범죄 혐의가 드러나 있지 않은 경우는 이미 현행법상 영장 발부 판단 요소로 반영되고 있다. 도입 필요성 관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별건수사’는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개념이므로 별건수사 금지위반행위를 형사 범죄화하기 위해선 금지되는 별건수사의 정의 및 종류를 구체화하는 등 구성요건을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교정시설 수용자를 검사실로 소환하지 않고 직접 교정시설을 방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내용의 검찰수사 조작방지법에 대해선 현실적 문제를 들었다. 행정처는 “수용자 기본권을 두텁게 보호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엔 공감한다”면서도 “한 해에 3만~4만 건 이상의 (검찰청) 출석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부분을 방문 또는 원격화상 조사로 할 경우 이를 실시하기에 충분한 수사기관 및 교정시설의 인적·물적 자원 확보 가능성, 수사의 효율성 및 신속성, 보안유지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기준 수용자의 법원·검찰청 출석 건수는 총 24만9204건(법원 20만5723건, 검찰청 4만3481건)이다. 한편 법무부도 두 개정안을 두고 모두 “별건 수사 기준이 불분명하다”, “수사 지연과 증거능력 문제가 발생한다” 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행정처가 두 개정안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면서 이 대표 방탄 법안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앞서 행정처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사 무고죄·법 왜곡죄’(형법 개정안)와 관련해서도 “수사기관 수사가 과도하게 위축될 우려가 크다”(검사 무고죄),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도출된 경우 법 왜곡을 주장해 불필요한 고소·고발이 남발돼 수사기관의 직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법 왜곡죄)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