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중앙지법 전경. 연합뉴스

2022년 2월 조합원 200명 점거 농성 중 업무방해·기물파괴 발생
지휘부 다수 징역형…법원 "폭력 용납 안돼…근로조건 개선 촉구 상황인 점 고려"
검찰, 11명 전원에 대해 즉각 항소


코로나 펜데믹 기간 발생한 택배 대란 와중에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CJ 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했던 택배노조 지휘부에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검찰은 즉각 항소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조민혁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공동주거침입) 등으로 기소된 진경호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최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김인봉 전 사무처장은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김경환 서울지부 사무국장은 징역 1년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택배노조는 2021년 12월 말 ‘택배 요금 인상분을 기사들에게도 공정하게 분배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진 위원장은 두 달 여 뒤인 2022년 2월 노조원과 함께 서울 서소문동 CJ 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한 뒤 19일 간 불법 농성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택배 노조원 200여명이 CJ대한통운 본사 건물 출입통제 차단 게이트를 뛰어넘어 1층 로비를 점거한 뒤, 3층 사무실 등에도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업무방해와 기물파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 판사는 "CCTV 등을 확인하면 몸싸움에 유리문이 파손되는 모습, (노조원들이) 직원을 때리거나 강하게 밀어붙이는 모습, (노조원들이) ‘나와라 끌어내’ 라면서 제지하는 직원을 끌어내는 모습이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또 "(노조원들이) CCTV에 청테이프를 붙이는 모습, 가처분 신청에 따른 집행관이 서류송달 시도를 할 때 진입을 막는 모습이 포착된다"고 지적했다.

장기 농성에 대해서는 "부분적·병존적 점거를 넘어 기업시설 전반을 배타적으로 점유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직원들이 정상출근을 하지 못하고 업무 집행 자체가 방해돼 경영이 저해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근로조건 개선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인 점, 당시 상황과 과정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진 위원장을 포함한 지휘부 11명 전원에 대해 항소했다.

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