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추가 빅컷 일축따라

내주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
은행은 일제히 대출금리 올려

다음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시장의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집값과 가계부채 급증세로 금융 불안을 우려했던 그동안의 기조에 변화가 생기고 있어서다. 시장 금리가 이미 10월 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시장은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 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30일 2.811%에 마감하며 연중 최저치(2.806%) 수준에 근접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0.25%포인트씩 두 번 내린 것보다 낮은 수준이다.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일 2.989%까지 올랐으나 최근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은 고위 인사들은 연쇄적으로 스탠스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불과 한 달 전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했던 신성환 금통위원은 “집값과 가계부채의 확실한 둔화를 기다릴 만큼 경제 상황에 여유가 없다”고 방향 전환을 예고했다. 장용성 금통위원은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과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통위를 목전에 두고 만난 것도 시장의 기대를 더하고 있다. 두 수장은 통화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정책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로 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함에 따라 물가 측면에선 긴축 강도를 낮춰도 될 유인이 더 커지기도 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커져가고 있지만 가계대출 쏠림 현상을 우려한 은행권은 일제히 대출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4일부터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인상한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이미 주택담보대출 금리 0.1~0.2%포인트 인상을 예고했다. NH농협은행은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0.1~0.3%포인트, 하나은행은 전세대출 감면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축소한다. 다음 주 금통위 이후 시장 금리 방향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추가적인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일축함에 따라, 한은의 인하 사이클도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Fed 금리 인하폭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10월 인하 이후에도 채권시장 강세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