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추석 연휴인 15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옥상에 떨어진 대남 쓰레기 풍선으로 화재가 발생한 현장. 독자 제공/연합뉴스

쓰레기 풍선 화재 23건 중 8건 발열 타이머 원인
합참 "선 넘었다 판단되면 군사 조치"


올해 5월 29일부터 시작된 북한발 대남 오물(쓰레기) 풍선으로 인한 화재가 20차례 넘게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쓰레기 풍선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재산 피해 규모는 총 1억 300여만 원에 달했다. 낙하 잔해물에 머리를 맞아 다쳤다는 피해 신고도 접수되는 등 쓰레기 풍선이 국민 안전에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5일 북한 쓰레기 풍선 추정 낙하물로 인해 불이 난 김포 제조공장 현장.김포소방서 제공／뉴시스

27일 소방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19일까지 북한의 쓰레기 풍선으로 인해 발생한 화재는 총 23건이었다. 이 가운데 풍선에 포함된 전기장치(발열 타이머)가 원인으로 파악된 것만 8건이었다.

피해액이 가장 큰 건은 지난 8일 오후 2시쯤 경기 파주시 광탄면의 한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지붕 330㎥가 불에 타 8700여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전기장치가 작동하면서 풍선이 불이 붙은 채 건물 지붕으로 떨어져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 5일 오전 3시 20분쯤에는 경기 김포공항 인근 공장 천장에서 오물 풍선으로 인해 불이 나 천장 50㎡가 소실되는 등 1312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6월 27일 경기도 파주에서도 임야 165㎥와 나무 20그루가 불에 탔으며, 이 화재 역시 풍선에 포함된 전기장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6월 2일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대장동에서는 1톤 트럭의 앞바퀴가 불에 타고 문짝 하부가 그을리기도 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8일 오후 9시 30분경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서 대남 쓰레기 풍선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진화하고 있다. 종암경찰서 제공

쓰레기 풍선 화재는 서울 지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계된 23건 가운데 10건이 서울 강서구·성북구·성동구·중구·영등포구·마포구·서대문구·도봉구 등에서 발생한 화재였다. 9건은 경기도 파주·고양·과천·부천·김포 등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3건은 인천, 1건은 강원도가 발생 지역이었다.

특히 이달 24일엔 오물 풍선으로 인한 인명 피해 신고도 접수됐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60대 여성 A 씨가 23일 오전 관악구 봉천동에서 쓰레기 풍선 잔해물을 머리에 맞고 경상을 입었다. A 씨는 놀란 채로 넘어져서 무릎에 타박상을 입는 등 전치 2주의 피해를 입었다고 이튿날 서울시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피해자께서 진단서 등을 제출한 상태"라며 "이를 토대로 예비비를 이용해 병원 치료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8일 오후 경기 파주시 광탄면의 한 창고 옥상으로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이 떨어지며 불이 나 인명 피해 없이 3시간 만에 진화됐다. 사진은 화재 현장의 모습.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연합뉴스

이처럼 쓰레기 풍선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오면서 국민 우려가 커지자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3일 "북한의 계속적인 쓰레기 풍선으로 인해 우리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우리 군은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았다.

윤건영 의원은 "북한이 오물 풍선에 화재를 유발하는 전기장치까지 달아 보내고 있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상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피해 국민에 대해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