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스토어 찾은 고객들 애플의 아이폰16 시리즈 국내 출시일인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애플 가로수길을 찾은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백동현 기자

■ 오늘 국내 정식 출시

“글로벌 사전예약 13% 줄어”
AI 기술 탑재 지연 등 영향
마니아층 수요만 작용한 듯

샤오미에 세계판매 2위 내줘

애플의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인 아이폰16 시리즈(기본형·플러스·프로·프로맥스)가 20일 정식 출시된 가운데 초기 반응은 전작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1차 출시국에 포함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사전 주문 성적이 전작 대비 부진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 안팎에선 예년 같은 흥행몰이에는 실패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번 시리즈 핵심 기능인 AI 탑재 지연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데 이어, 글로벌 판매량에서도 중국 샤오미에 2위 자리를 내주면서 애플이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이날 국내 이동통신 3사는 각각 아이폰16 시리즈 출시 행사 등을 열고, 지난 13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사전예약 신청 소비자를 대상으로 개통을 진행했다. 이통3사 1차 사전 판매분은 완판됐지만, 이는 한국 등 추가로 1차 출시국이 늘어나면서 물량 자체가 예년과 달리 적게 배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사전예약의 경우 아이폰 마니아층의 고정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물량이 이번 시리즈보다 많았던 전작과 재고 소진율은 비슷한 수준 ”이라며 “초도 물량이 적은 점을 고려하면, 실제 판매량은 아이폰15 출시 당시와 유사하거나 약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판매량도 전작 대비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애플 전문 분석가인 궈밍치(郭明錤)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아이폰16 시리즈의 첫 주말 사전 예약 판매량이 약 3700만 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전작의 사전 주문량 대비 13% 감소한 수치다. 특히 이번 신제품 성적이 부진한 이유로 ‘반쪽짜리’ AI 기능을 꼽았다. 궈밍치는 “수요가 예상보다 낮은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아이폰16 시리즈와 함께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애초 아이폰16 출시와 동시에 공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탑재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다음 달에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영어로만 출시되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한국어는 내년에야 지원되는데,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아이폰16 시리즈가 ‘무늬만 AI폰’이 되는 셈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순위에서 샤오미에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