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수가 체계 조정 논의

백내장 수술때 렌즈 삽입 등
‘급여+비급여’ 병행진료 제한
도수치료도 선별 집중 관리
분석위서 의료비 적정성 검토

정부가 중증 암 수술 등 대표적인 저평가 의료행위인 중증 수술 수가 행위 1000여 개를 ‘핀셋’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현행 행위별 수가체계의 불균형 구조를 전면 혁신하기로 했다. 정부는 중증 수술 등 저평가 의료행위의 수가(의료서비스의 대가)를 인상하고 검체·영상 등 고평가 분야의 수가를 낮출 방침이다. 앞으로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를 진료할 때 더 많은 보상을 받게 된다. 도수치료·비급여 렌즈 사용 백내장 수술 등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에 대한 선별 집중 관리 체계 구축도 모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을 개최해 이같이 밝혔다. 국내 수가 제도는 모든 개별 진료행위마다 단가를 정해 지불하는 행위별 수가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입원과 진찰 등 기본진료와 수술, 처치, 검체, 영상, 기능 등 6개 유형으로 나뉜 약 9800개의 행위에 대해 수가를 정하는 구조다. 이 중 기본 진료와 수술, 처치는 보상 수준이 낮고 검체와 영상, 기능 유형은 보상 수준이 높다. 중증 고난도 수술보다 검사를 많이 할수록 병원 수익이 커지는 구조에 대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복지부는 획일적 의료기관별 종별 가산제를 전면 정비해 성과 보상제로 전환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경증 구분 없이 일률적으로 15%의 가산이 붙는 구조다. 앞으로 중증 환자를 진료할 때 더 보상을 받고 경증을 진료할 때는 덜 보상받는 구조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별 기능에 적합한 ‘적합질환군’을 선정해 적용한다. 의료기관은 적합질환 환자를 많이 진료할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게 된다.

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내에 의료비용 분석위원회를 구성해 의료 수가가 과학적 근거하에 신속하게 조정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할 예정이다. 시간, 위험도, 인건비 등 기초자료의 타당성과 의료 수가의 적정성을 검토한다. 행위별 수가제도의 기본이 되는 환산지수·상대가치제도 개혁 방안도 검토 중이다.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와 실손보험 개혁에 관한 논의에도 착수했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선 도수치료, 비급여 렌즈 사용 백내장 수술, 비밸브 재건술 등 과잉 우려가 명백한 비급여에 대해서는 급여 항목과 병행진료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