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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김중권(30)·유지연(여·33) 부부

2020년 6월. 저(지연)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훌쩍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일하느라 배우지 못했던 서핑을 배워보려고요. 파도가 잘 잡히지 않아 고전하고 있을 때, 홀연히 남편이 나타났어요. 남편은 “상체를 들고 타보는 게 어때요?”라고 조언했어요. 남편 말대로 했더니 서핑이 잘되더라고요. 햇살이 부서지는 바다 위에서 본 남편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남편은 근처 서핑 가게 단기 강사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첫 만남 이후 우리는 바다에서 계속 만났어요. 시간이 흘러 제가 서울로 돌아갈 때가 되자 남편은 제게 고백했습니다. 당시 저는 경기 의정부에 살고 있었고, 남편은 강사 일이 끝나면 고향인 경북 포항으로 돌아가야 했어요. 장거리 연애가 부담됐지만, 남편을 놓치고 싶지 않아 고백을 받아줬어요.

장거리 연애는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2주에 한 번 금요일에 만나 일요일에 헤어졌는데, 헤어질 때마다 눈물바다였어요. 이렇게 헤어지는 게 싫은데, 차라리 결혼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저희는 만난 지 4년 정도 지난 2024년 3월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결혼한 뒤 저는 일을 그만두고 남편 고향인 포항으로 내려가 함께 살고 있어요. 결혼하고 가장 좋은 점은 매일 하루를 같이 시작하고 같이 마무리한다는 거예요. 장거리 연애를 하다 보니 같이 있는 일상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됐거든요.

저희는 공통 취미인 서핑을 즐기기 위해 주말마다 바다로 향합니다. 파도가 없는 날이면 바다에서 조개를 캐요. 포항 바다에는 조개가 많거든요. 일주일에 3~4번 정도 저녁에는 함께 달리기를 해요. 영일대 앞바다, 형산강 길 등 포항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 삼아 둘만의 시간을 즐긴답니다.

저희 부부가 현재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은 저희 둘을 닮은 아기를 갖는 것입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저희가 겪었던 아름다운 경험을 꼭 즐기게 해주고 싶어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