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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서식지 수몰 우려”
터미널 등 반대현수막 내걸려

양구=글·사진 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존권마저 위협하는 댐 건설 문제를 협의도 없이 결정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지난 10일 오후 강원 양구군 양구군청 인근에서 만난 주민 김모(72) 씨는 “양구군 수입천에 댐이 건설되면 관광 명소인 두타연 계곡과 천연기념물인 열목어, 산양 서식지가 수몰된다고 해서 걱정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군청과 양구시외버스터미널 등 곳곳에는 댐 건설을 반대하는 현수막(사진) 200여 개가 내걸려 동요하는 지역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기후 위기로부터 국민 생명을 지키고, 미래 용수 수요 등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후대응댐 신규 조성 후보지 14곳을 발표한 가운데 수입천이 댐 건설 후보지에 포함된 양구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인구 2만여 명에 불과한 지역에 댐이 건설되면 주요 명소가 수몰되는 것은 물론 생태계 파괴와 안개 발생으로 인한 농작물, 주민 건강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일방적인 추진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오후엔 강원도청에서 언론설명회를 열고 정부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양구군은 정부가 댐 건설을 강행한다면 기후대응댐 건설을 반대하는 다른 지역과 공동대응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양구군 수입천댐 건설 반대 추진위원회 창립총회에서는 군민 반대서명운동, 총궐기대회, 정부·국회 건의문 발송 등으로 댐 건설을 저지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군민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댐 건설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단양천이 댐 건설 후보지에 포함된 충북 단양군도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다. 군 관계자는 “단양천 댐이 조성되면 단양 8경(景) 중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등 3경이 사라져 관광산업이 막대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양구와 연대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