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강식 중앙회회장 배임 혐의
사건처리 지연 내부갈등 키워
소상공인 대변 역할 사실상 마비

“수사권 조정 인한 최악의 사례”

회원 수 41만 명이 넘는 전국 최대 규모 직능단체인 한국외식업중앙회가 회장이 비위 의혹으로 고발된 이후 사건 장기화로 2년째 파행을 겪고 있다. 법조계에선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인한 최악의 수사 지연 사례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최순호)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전강식 중앙회 회장 등에 대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전 회장은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 방역물품 지원금 대행 사업을 하면서 관련 물품을 시중 가격보다 비싸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방역 물품이 아닌 고춧가루 등을 방역 물품에 포함시키고, 무료 증정품으로 속인 혐의도 있다. 일부 중앙회 회원들은 이런 방식으로 전 회장이 회원들에게 9억여 원의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 회장 등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해당 사건은 2022년 7월 처음 경찰에 고발됐는데, 경찰에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뒤 보완수사 명령이 내려지면서 처리가 장기화하고 있다. 사건을 맡은 서울 중부경찰서는 8개월간 수사 끝에 2023년 5월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올해 초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청했고, 지난 4월 경찰은 사건을 검찰로 재송치했다. 검찰은 아직 사건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 고발 2년이 지났지만, 경찰과 검찰을 오가면서 처분이 내려지지 않는 것이다.

중앙회 관계자들은 사건 처리가 지연되면서 중앙회 운영에도 지장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면서 최저임금 인상 대응 등 소상공인 대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이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빨리 내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전에는 송치된 사건이 장기화되지 않게 검찰이 책임지고 결론을 내렸지만, 지금은 보완수사 요청으로 사건이 늘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중앙회 사례는 이 같은 문제점을 전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