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북한이 대남 쓰레기 풍선을 보낸 지난 24일 저녁 서울 중구 하늘에서 쓰레기 풍선이 날아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은 쓰레기 풍선과 공중에서 타이머 작동으로 터지는 모습. 뉴시스 제공

10차 대남 쓰레기풍선 용산미군기지에도 낙하, 고양 민가 옥상 떨어져 화재
전문가들 "생화학무기 등 정확히 낙하하기 위한 데이터 축적용 가능성에 무게"
이일우 "MDL 넘기 전 GOP 라인 상공에 헬기 띄워 7.62mm 기관총에 배율 조준경 달아 사격"
문성묵 "비누·칫솔·속옷 등 생필품과 전단을 함께 담아 북한으로 날려 보낸 ‘물포 작전’재개"
양욱 "정부 차원 수백 만개 대북전단을 동시에 날려 보내고, 휴전선 대북전광판 다시 설치"

지난 24일 북한의 10차 대남 쓰레기(오물) 풍선이 국방부·합동참모본부 등 국가핵심군사시설이 인접한 용산 대통령실 경내를 비롯해 용산 주한미군기지, 국회에까지 떨어진 데다 경기 고양에서는 주택 옥상에 떨어져 화재까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북한의 풍선 도발을 저지할 근본 대책과 풍선 도발 원점 타격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합참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식별된 북한 쓰레기 풍선은 약 500개로 480여 개가 서울과 경기 북부지역 등에 낙하했다. 특히 북한은 이번에는 북풍이 아닌 서풍 때도 풍선을 살포하고, 풍향·풍속·타이머 폭발시간 등을 조정해 낙하 표적을 국가주요시설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크게보기 북한이 쓰레기 풍선을 날려보낸 지난 24일 휴전선에서 가까운 수원기지 인근 상공에서 한미전투기가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편대 왼쪽부터 한국공군 F-5 2대, KF-16 2대, 오른쪽 아래 미 해병대 F-35B 2대. 공군은 지난 23일부터 8월8일까지 수원기지에서 미 해병대 FA-18 호넷, F-35B와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공군 제공

합참은 북한의 풍선 살포가 향후 생화학무기 등을 원하는 지역에 정확히 낙하하기 위한 데이터 축적용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풍선 요격 등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일반전초(GOP) 라인 상공에 헬기를 띄워 7.62mm 기관총에 배율 조준경을 달아 사격하면 2~3km 범위에서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면서 "탄이 작아 북한 영내에 낙탄하거나 내용물이 흩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적이 날려 보내는 미상 비행체는 적대 행위로, 선제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도 국제법으로 보장돼 있다"며 "유엔사와 합의만 된다면 기관총으로 MDL 이북에서 요격하는 것이 가장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지 크게보기 24일 오후 경찰들이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의 내용물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1980∼1990년대 당시 비누·칫솔·속옷 등 생필품과 전단을 함께 담아 북한으로 날려 보낸 ‘물포 작전’을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수백 만개의 대북전단을 동시에 날려 보내고, 휴전선에 대북전광판을 다시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내 전력화를 목표로 최근 양산에 착수한 북한 소형 무인기 격추용 국산 레이저 대공 무기를 대통령실 인근 방공부대에 배치하면 도심지역 낙탄 피해 없이 쓰레기 풍선 진입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