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돈으로 산 뒤 아빠에 팔아
3.8억 이득…양도세도 父 대납
이숙연 “편법에 가깝단 말 동의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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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연(사진) 대법관 후보자의 20대 딸이 아버지의 자금으로 산 비상장주식을 아버지에게 파는 방식으로 약 63배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이 후보자가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딸 조모(26) 씨는 만 19세이던 지난 2017년 아버지의 추천으로 화장품 연구·개발(R&D) 기업 A 사 지분 800주를 총 1200만 원에 샀다. 구입 자금 중 400만 원은 자신이 냈고 800만 원은 아버지에게 증여받았다. 조 씨는 2023년 5월 보유 주식 절반인 400주를 아버지에게 3억8549만2000원에 양도했다. 7800만 원가량의 양도소득세와 증여세도 아버지가 내줬다. 자기 돈 400만 원 외에 매입자금과 각종 세금을 아버지 도움으로 충당해 3억8000만 원을 번 셈이다. 이 후보자 측은 “시가에 따른 거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후보자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 2022년 8월 재개발구역의 한 다세대 빌라를 구입하면서 아버지로부터 빌린 2억200만 원을 변제하는 과정에서 주식을 양도했다. 부동산 매수에 따른 부대비용을 내기 위해 아버지로부터 1억1000만 원을 추가로 빌렸고, 주식을 통해 상환했다는 것이다. 빌린 돈을 모두 갚은 후 잔액이 6200만 원에 불과해 아버지가 양도소득세를 증여해 대신 내줬다는 것이다. 조 씨는 만 8세이던 2006년 아버지의 돈으로 B 사 주식 117주를 305만 원에 매입한 뒤 지난해 11월 4162만 원에 매도해 약 13배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거두기도 했다. B 사는 조 씨 친척이 운영하던 곳으로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조 씨도 주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과정이 위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25일 열리는 청문회에서 편법 증여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 측은 “(A 사 주식을 매입한 2017년) 당시 회사 가치가 얼마나 성장할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며 “딸은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나 관련된 증여세 등을 모두 신고·납부했고, ‘편법에 가까운 방식’이라는 표현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한 기자 str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