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법원. 뉴시스

국유지에 허가를 받고 지은 건물의 임차인들에게 ‘무단 점유’를 이유로 변상금을 물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신숙희)는 A 씨와 B 회사가 국가철도공단을 상대로 낸 변상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최근 파기환송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C 씨가 국유지인 철도 부지에 사용 허가를 받고 지은 서울 구로구의 한 건물에서 월세로 세탁소와 사무실을 운영했다. 공단은 2021년 12월 이들이 임차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A 씨에게 변상금 2607만 원을, B 사에 446만 원을 부과했다. 해당 건물의 소유주는 적법하게 허가받았으나 건물주로부터 공간을 임대한 임차인들은 허가받지 않았으니 불법이라는 것이었다. A·B는 "C 씨로부터 정당하게 공간을 빌렸다"며 불복 소송을 냈다.

1심은 무단점유가 아니라고 봤지만, 2심은 "(건물주가) 국유재산법에 반해 관리청의 승인 없이 다른 사람에게 토지를 사용·수익하게 했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건물 등의 소유자가 아닌 이는 실제로 그 건물 등을 점유·사용하고 있더라도 건물 부지를 점용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원고들은 건축물 일부를 각각 임차한 자에 불과하며, 토지의 무단점유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