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장 둔화에 속도조절
오크빌 공장 전환계획 등 수정

미국의 자동차 업체 포드가 자사의 캐나다 온타리오주 공장을 전기차 생산 기지로 전환한다는 당초 계획을 수정해 내연기관 픽업트럭을 제조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이른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이어지자 생산 전략을 바꾸는 등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드와 합작사를 세운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계가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드는 18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을 내연기관 모델인 ‘슈퍼듀티’ 픽업트럭의 생산시설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슈퍼듀티는 포드 자동차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대표 모델 중 하나다. 포드는 기존의 생산시설을 온전히 가동해도 슈퍼듀티를 찾는 수요를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총 30억 달러(약 4조 원)를 투입해 슈퍼듀티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포드는 2026년부터 슈퍼듀티를 연간 10만 대 규모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슈퍼듀티는 현재 미국 켄터키주 공장과 오하이오주 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오크빌 공장의 시설 전환이 마무리되면 해당 트럭을 생산하는 세 번째 생산 기지가 된다.

포드는 내연기관 SUV인 ‘에지’를 생산하던 오크빌 공장을 오는 2025년부터 3열 SUV인 익스플로러와 링컨 에비에이터의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는 거점으로 만들 구상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해당 전기차의 출시 시기를 당초 예정한 2025년에서 2027년으로 2년 늦추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생산기지 활용 계획까지 변경했다. 짐 팔리 포드 CEO는 “3열 SUV 차량에 대한 경험과 미국 내 2위 전기차 브랜드로서 배워온 것을 바탕으로 3열 SUV 전기차를 출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전기차 출시에 대한 구체적인 생산 시점과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분야 국내 업체들은 이 같은 포드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포드와 SK온이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블루오벌SK는 테네시주에 1개, 켄터키주에 2개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까지는 내년부터 배터리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에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