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방해에 허위매물 신고까지
서울시 사법경찰, 주동자 검찰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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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가로 혼자 팔고 계시던데… 적당히 하세요!”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집주인만 모아 단체 채팅방(단톡방)을 만들고 집값 담합을 주도한 ‘방장’이 적발됐다. 방장은 일정 가격 이하로 매물을 올린 공인중개사에게 직접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항의해 결국 해당 매물 가격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단톡방에서 집값 담합을 주도한 혐의(공인중개사법 위반)로 S 씨를 형사 입건해 수사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S 씨는 아파트 소유자만 단톡방에 들어오게 한 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에 올라온 아파트 매물을 모니터링하면서 매매 가격을 높이도록 유도했다. S 씨가 다른 공인중개사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물을 올린 공인중개사를 찾아내 단톡방에 공유하면 회원들은 “가격이 너무 낮다” “그런 부동산은 응징해야 한다”며 담합 분위기를 조성했다. 해당 공인중개사의 실명과 사진을 올리는 ‘좌표 찍기’가 이뤄지기도 했다.

또 S 씨는 인근 공인중개사들에게 특정 가격 이하로는 매물을 광고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등 공인중개사의 표시·광고 행위를 방해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도인 사정으로 인해 급매로 내놓은 경우에도 매도자와 공인중개사에게 전화나 문자로 “가장 최저가로 내놓고 혼자 팔고 계시던데, 양심 없나요? 다른 집주인들도 화가 많이 나 있습니다”라는 등의 항의를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S 씨는 부동산 정보 플랫폼의 신고센터에 허위 매물로 신고해 중개사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 실제로 항의를 받은 공인중개사가 해당 아파트 단지에서 급매로 나온 전용면적 84㎡(32평)형의 매매 가격을 당초 29억 원 수준에서 31억∼32억 원 수준으로 올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단톡방, 밴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한 가격 담합, 높은 가격으로 거래 신고 후 다시 취소하는 거짓 거래 신고 등 부동산 가격 왜곡 행위와 관련, 최근 호가가 많이 오른 아파트 중심으로 고강도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권순기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장은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줄 목적으로 개업공인중개사의 업무를 방해한 사례로 건전한 부동산거래 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