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전시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한 외국인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올해 상반기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외국인 관람객 수가 9만5000명에 달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상반기 6만1000명보다 56% 증가했으며, 박물관 최다 관람객 수를 기록한 2023년 상반기 7만1000명과 비교하면 전체 관람객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35%나 증가한 수치이다.

박물관 측은 K-컬처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 증가와 외국인 방문객 수가 급증하는 흐름에 발맞춰 전시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외국 현지 박물관 등과의 교류를 확대해온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관람객 수가 전 세계 박물관ㆍ미술관 중 2022년은 5위, 2023년은 6위를 달성(영국 ‘아트 뉴스페이퍼’ 발표)하는 등 세계적 지명도가 높아진 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크게보기 새롭게 단장한 국립중앙박물관 청자실. 연합뉴스

한국문화의 정수를 보여줄 수 있도록 새단장한 전시실들이 눈에 띈다. 2021년 국보 반가사유상 2점을 나란히 전시한 ‘사유의 방’이 호평을 얻었고 2022년 말 새롭게 단장한 ‘청자실’도 고려청자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전달하며 박물관 대표 전시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연말까지 상설전시관 1층 도입부부터 고구려실까지 전면 개편해 고대사 부분을 대폭 보강했고 2층 외규장각 의궤 전시 공간이 새롭게 조성될 예정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디지털실감영상관 1관 강산무진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의 디지털 실감 콘텐츠 역시 박물관의 새로운 볼거리가 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높이 8m의 LED 타워로 구현한 디지털 광개토대왕릉비, 총 길이 60m 파노라마 영상으로 펼쳐지는 정조의 화성행차와 강산무진도, 인공지능으로 직접 자신의 초상화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조선 시대 초상화 등의 콘텐츠는 감각적인 영상과 흥미로운 스토리로 몰입감을 선사해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의 강점은 특히 상대적으로 한국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한 외국인들에게 문화유산을 보다 쉽고 친숙하게 다가가게 해준다.

이미지 크게보기 필리핀한국문화원 상상의풍경 개막식.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외 박물관 한국실과 연이어 개최되는 특별전이 한국 방문으로 이어지는 교두보 역할을 하며 K-콘텐츠 확산의 거점이 되고 있다. 2013년 11월 8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개최된 ‘황금의 나라, 신라’ 전시에 대해 ‘(특별전의) 석굴암 동영상을 보고 나면 한국에 갈 수밖에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개최되고 있는 미국 덴버박물관 ‘무심한 듯 완벽한, 한국의 분청사기’와 보스턴박물관 ‘한류’ 특별전이 기대감에 부응하고 있다. K-콘텐츠의 원동력인 전통과 현대미술을 선보이고 대중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25년에는 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미국 덴버박물관을 비롯하여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故이건희 회장 기증품전 등 대규모 특별전의 개최가 연달아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장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