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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금융리포트 2024 - NH농협은행 정재호 디지털전략사업부문 부행장

“높은 수준의 정보기술(IT) 보안과 내부통제 체계를 갖춘 은행권이 토큰증권 시장에 참여해 관련 생태계 전반의 건전성이 개선되기를 기대합니다.”

정재호(사진) NH농협은행 디지털전략사업부문 부행장은 증권 중심의 토큰증권 시장에서 은행이 해야 할 역할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정 부행장은 “NH농협은행은 금융당국의 은증분리(은행업과 증권업을 분리) 원칙에 따라 은행이 직접 증권을 발행하는 것을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토큰시장 투자자의 편익을 높이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은행권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토큰증권 제도화에 닻을 올리면서 조각투자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토큰증권을 사고팔 수 있는 유통시장이 조성되기 위한 법안이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된 상황이다. 다만 여야 모두 대선 공약에 토큰증권 제도화를 포함시킨 만큼 22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정 부행장은 “금융당국이 당초 금지했었던 토큰증권 발행에 대해 허용을 발표하면서 블록체인 업권을 중심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게 기대를 모았다”며 “다만 국내의 경우 이미 제도화가 상당히 진행된 해외 주요국과 달리 허가형 블록체인 중심으로 사업 방향이 나오고, 음원이나 미술품 등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비정형 증권에 국한됐다”고 평가했다.

정 부행장은 “법제화 내용에 따라 시장의 방향성도 달라질 것”이라며 “초기 시장인 만큼 제도화하면서 시장의 목소리를 점진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토큰증권 시장에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시장 확대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다양한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했다.

NH농협은행의 토큰증권 발행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에 대해서는 “분석과 설계를 마치고 개발에 착수해서 올해 10월 안에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부행장은 “API는 토큰증권의 전반적인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발행과 청약, 배정, 청산까지의 기능을 구현했다”며 “아직 제도화 전이라 당장 상용화할 수는 없겠으나, 다양한 플레이어가 미리 테스트할 수 있게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