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국위, 21일 조기 확정
가족·측근들도 사퇴가능성 일축

미국 대선 후보 1차 TV토론 이후 당 내외에 높아지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사퇴 압력에 민주당이 전당대회 한 달 전에 바이든 대통령을 공식 대선 후보로 지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대법원 판결 관련 긴급 대국민연설을 갖고, 바이든 대통령 가족과 측근들도 일제히 교체 불가론을 강조하는 등 완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오는 21일 화상회의를 열고 바이든 대통령을 당 공식 대선 후보로 지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당초 8월 19일 시카고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할 예정이었지만 한 달 가까이 앞당기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민주당이 조기에 대선 후보를 확정하려는 것은 지난달 27일 진행된 대선 TV토론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당내 후보 교체 요구를 조기에 진화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대선 후보 조기 확정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내 구심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에 맞춰 선거캠프도 공격적인 선거운동을 재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장인 젠 오맬리 딜런이 이날 중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전화회의(콘퍼런스콜)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전국 재정위원회와 공동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TV토론 이후 커진 후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전날 급작스레 일정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원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면책특권 인정 결정과 관련해 긴급 대국민연설을 가졌다. 이날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심판론을 강조했는데 이는 자신에 대한 후보 교체론을 희석시키고 사퇴 압박 국면을 전환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도 패션 잡지 ‘보그’를 통해 “가족들은 90분 토론이 바이든 대통령의 4년간 대통령으로서 시간을 재단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라고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도 이날 워싱턴DC 브루킹스 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세계가 (토론이 있었던) 하룻밤이 아니라, 지난 3년 반 경험한 것이 바이든의 리더십”이라면서 “미국 리더십에 대한 신뢰도가 급상승했다”고 강조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