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5월 열린 웨스트민스터 켄넬 클럽 도그쇼에서 카즈 호사카가 푸들 세이지를 이끌고 등장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푸들 핸들러 계의 ‘전설’로 통하는 카즈 호사카가 지난 23일 사망했다. 향년 65세.

26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호사카의 부인 록산느 울프는 그가 낙상으로 인한 외상성 뇌 손상이 원인이 돼 펜실베이니아주 랭혼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도그쇼 중 하나인 웨스트민스터 켄넬 클럽 도그 쇼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베스트인쇼’를 수상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켄넬 클럽 등 미국 유수의 애견 협회 등은 일제히 추모 성명을 내며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애도했다.

40년 동안 푸들에 천착했던 호사카는 도그쇼에 출전한 애견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고 돋보이게 하는 관리인인 핸들러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NYT는 “푸들을 일본의 분재 관리사처럼 돌보는 예술가”라고 그를 설명했으며 미국 잡지 엣지는 지난 5월 “농구에 마이클 조던이 있다면 푸들 핸들러 업계에는 호사카가 있다”며 “매끄럽고 영리하며 우아한 면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그를 평가한 바 있다. 그는 미니어처, 토이, 스탠다드의 세 가지 푸들을 모두 다룰 수 있는 푸들 전문가였다.

1958년 일본 가마쿠라에서 태어난 호사카는 도베르만 등의 견종을 다루던 삼촌 밑에서 일하다 1979년 우연히 일본을 방문한 핸들러 출신의 심사위원 앤 로저스 클락과 제임스 에드워드 클락 부부를 만나 핸들러계에 입문했다. 이후 그는 이들의 후원으로 미국으로 건너온 뒤 1982년 미니어처 푸들 ‘서리 사쿠라’를 핸들링해 레드 로즈 도그쇼에서 처음 ‘베스트 인 쇼’를 수상한 뒤 1995년 웨스트민스터 비스포츠그룹을 비롯해 34개 도그쇼에서 베스트인쇼를 수상한 ‘페퍼’, 1998년 웨스트민스터 토이 푸들 그룹에서 ‘지코’를 우승시키며 명성을 쌓았다. 그리고 2002년 미니어처 푸들 ‘스파이스걸’을 통해 웨스트민스터에서 처음으로 베스트인쇼를 수상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마지막 무대라고 밝힌 올해 웨스트민스터 도그쇼에서 스파이스걸의 ‘증손녀’인 세이지를 데리고 우승하면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