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학원가의 모습. 뉴시스

강남·양천·수성 등 ‘사교육 특구’가 상위권 차지
의대 증원이 사교육 중심이 인구 집중 심화할 수도


저출생 심화에 따라 학교에 들어가는 연령의 아동이 급속히 줄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가 지난해 초등학생 순유입 전국 1위 기초자치단체(시·군·구)에 올랐다는 조사 결과가 23일 나왔다. 증가폭도 전년 대비 2배에 달했다.

이를 두고 ‘사교육 과열’ 풍조가 낳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종로학원은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학교알리미’에 최근 공시된 전국 6299개 초등학교의 지난해 기준 학생 현황을 분석,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초등학교 순유입 통계는 초등학교에 학생이 ‘전입’해 온 숫자에서 전학을 가서 빠져나간 ‘전출’을 뺀 수치다.

분석 결과, 서울 강남구는 전년에 비해 2199명의 초등학생이 늘어, 전국 시·군·구 가운데 순유입 1위를 기록했다. 인천 서구(1929명), 경기 양주시(1214명) 등도 1000명 이상의 순유입을 보였고 경기 화성시(775명), 대구 수성구(757명), 인천 연수구(748명), 충남 아산시(695명), 서울 양천구(685명), 경기 과천시(456명), 서울 서초구(423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강남구의 초등학생 순유입 규모는 이례적으로 컸다. 전년도(1026명)에 비해 배로 늘었다. 강남구의 한 해 초등학생 순유입이 2000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에서 2000명을 넘은 지자체도 서울 강남구가 유일했으며 서울 내 2위(양천구)와 견줘 3.2배 많았다.

광역시·도 단위로 보면, 서울은 타 지역으로 전학 간 학생 수가 더 많아 지난해 739명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인천이 순유입 1위(1766명 증가)에 올랐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순유입이 발생한 곳은 인천 외에 대구(678명), 충남(536명), 경기(475명), 세종(230명), 부산(78명) 등 6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1곳은 순유출이 발생했다.

초등학생 순유입이 많은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공통 요인 중 하나로 사교육 열풍이 거론된다. 서울 강남구(1위)와 양천구(8위), 대구 수성구(5위)는 전통적 ‘사교육 특구’로 꼽히는 지역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초등학생 순유입 발생은 교육 인프라에 대한 기대심리도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2028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고교 내신이 9등급에서 5등급제로 완화되고 수능은 현행 평가체제를 유지해 수능의 대입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내년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큰 폭으로 늘리기로 한 게 서울 강남구와 양천구 등 사교육 중심지로 학생 인구가 집중되는 현상을 더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