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제임스 박 미 유타대 대외협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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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새만금 세계잼버리의 실패 원인은 단지 폭염 등 날씨 탓만은 아닐 것이다. 언어 장벽으로 인해 응답과 대응이 느리고 부정확했다. 내년 11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더는 이런 문제로 국격이 실추되지 않기를 바란다.

국제회의 경험이 풍부한 인천에서는 적어도 언어 장벽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유력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는 유타대와 뉴욕주립대, 겐트대 등 해외 유수의 명문 대학 5곳이 입주한 글로벌캠퍼스(IGC)가 있다. 이들 대학에 다니는 4000여 명의 학생은 언제든 다국어 통역이 가능하다. 인근 연세대 국제캠퍼스와 인천대, 그리고 인하대 등 지역 대학의 학생들 역시 언제든 자원봉사자로 나설 채비를 갖췄다. APEC 기간 한국을 찾게 될 2만여 명의 외국인이 가장 필요로 하는 서포터스다. 지난해 6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개청한 재외동포청도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명분이 된다. 인천은 750만 재외동포를 포용하는 도시다.

오는 2028년 올림픽을 개최하는 미국 역시 개최도시 선정에 있어 지역 내 대학 등 인적자원을 중요 결정 요인으로 삼았다. 대학이 많은 도시는 자원봉사 인력이 풍부할 뿐 아니라 각종 행사나 포럼, 콘퍼런스의 장소로 캠퍼스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은 대한민국의 관문도시다. 국내 경제자유구역 1호인 송도국제도시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에 인천국제공항이 있다. 특히 송도국제도시는 글로벌 기업 유치와 국제 비즈니스를 위해 조성된 도시다. 이곳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하고 친환경적인 도시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APEC 정상회의의 3대 목표인 ‘무역 투자’ ‘혁신디지털 경제’ ‘포용적·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두 갖췄다. 이뿐만 아니다. 141년 개항의 역사를 간직한 인천은 APEC 대표단이 한국을 이해하는 데 충분한 도움을 줄 것이다.

국제여객터미널과 인천국제공항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를 연결하는 주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될 인프라다. 인천은 이미 2014년 아시안게임과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포럼, 2023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특히 2023년 5월 아시아 경제수장이 총집결한 ADB 연차총회는 국제행사 개최지로서의 인천의 역량을 입증한 사례다.

아무쪼록 내년 인천에서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열려 ‘세계 속의 인천’을 널리 알리고, 인천이 ‘세계 10대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