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는 5000만원이상 받아
실손보험 ‘도덕적 해이’ 극심

국민 3997만 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의 혜택이 극소수 가입자에게 쏠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가 없는 비급여 진료를 남용하는 일부 병원과 가입자 때문에 보험료 인상 피해는 전체 가입자가 보는 불합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4대 손보사에서 지난해 5000만 원 넘는 실손 보험금을 받아간 보험자는 모두 2251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0.0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받아간 보험금은 1447억1500만 원으로 전체 수령 보험금의 1.9%에 달한다.

이들 보험사의 지급 보험금 현황을 보면 △3000만 원 초과~5000만 원 이하가 5536명(0.03%) △1000만 원 초과~3000만 원 이하 5만9088명(0.30%) △500만 원 초과~1000만 원 이하 15만8821명(0.81%) 등으로 500만 원 초과 보험금(30.7%, 2조3071억300만 원)을 받은 가입자는 전체의 1.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입자의 52.1%(1026만6789명)는 실손 보험금을 한 푼도 타가지 않았다. 이를 포함, 지급 보험금이 50만 원 이하인 가입자가 전체의 84.02%를 차지했다. 소수의 도덕적 해이로 실손보험은 매년 1조∼2조 원씩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해 손해율(납입 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 비율)이 100%를 넘긴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거나 보험료를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