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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집 커지는 인증중고차 시장 … KGM도 ‘도전장’

5년·10만㎞내 자사 차종만 매입
성능 점검결과 홈페이지에 공개
만족 못하면 3일 안에 돈 돌려줘

현대차·기아, 지난해 사업 포문
인증중고차 연계 보상판매 확대
르노코리아도 시장 진출 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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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중고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기아에 이어 KG모빌리티(KGM)도 인증중고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허위 정보·매물 등으로 적잖은 피해를 낳았던 중고차 시장에 완성차 업체들이 인증중고차를 무기로 속속 뛰어들며 이용자 선택의 폭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3일 하나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3조4740억 원이었던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34조640억 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중고차 실질 거래 대수도 226만2000대에서 262만500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과거 중고차는 초보운전자·사회 초년생이 타는 차, 세컨드카 등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수입차 대중화, 국산차 고급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이제는 신차를 뛰어넘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실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중고차 거래 대수는 60만6997대로, 신차 거래 대수(40만1322대)를 20만 대 이상 앞섰다.

중고차 시장은 대표적인 ‘레몬마켓(저품질 상품 거래 시장)’으로 불릴 만큼 정보의 불균형이 심했다. 이로 인해 정부가 2년 전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에서 제외해 국내 완성차업계도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고, 가격은 더 높지만 투명한 정보와 품질이 보장되는 인증중고차 시장도 본격 확대되는 추세다. 인증중고차란 완성차 회사가 직접 정비·점검을 마친 중고차를 의미한다.

KGM은 지난달 20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서서울모터리움에 오프라인 전시장(사진)을 개설하고 인증중고차 사업을 시작했다.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건전한 중고차 거래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KGM은 5년·10만㎞ 이내 자사 브랜드 차량만 중고차로 매입한다. 이후 총 7단계(입고검사-정밀진단-성능개선-외관개선-상품화 점검-인증점검-출고검사) 과정과 280여 가지 항목 진단검사를 거쳐 인증중고차를 상품화한다. 점검 결과는 홈페이지를 통해 모두 공개한다. 인증중고차 구매 이용자를 위해 구매 시점 기준 1년·2만㎞까지 무상 보증을 제공하고, 이용자가 차량을 받고 만족하지 못할 경우 3일 내 환불해주는 ‘책임환불제’도 운영한다. KGM 관계자는 “단순한 중고차가 아닌 ‘KGM이 직접 만든 또 하나의 차’라는 생각으로 인증중고차를 판매할 것”이라며 “이용자들의 안전하고 편리한 중고차 구매를 돕겠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인증중고차 시장의 문을 두드린 곳은 현대차·기아다. 두 회사는 지난해 10월 중고차 사업 출범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현대차는 인증중고차 사업 100일을 맞은 지난 2월 총 1057대의 차량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차종별로는 그랜저(181대)가 가장 많고, 싼타페(89대), 팰리세이드(81대)가 뒤를 이었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선 G80(128대), GV70(92대) 순이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4월부터 인증중고차와 연계한 보상판매(트레이드인) 혜택을 대폭 확대했다. 트레이드인은 기존에 쓰던 제품을 제조사에 중고로 반납하고, 새 제품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이용자는 이를 통해 출고가보다 낮은 가격에 차를 살 수 있다. 현대차는 매물 확보를 비롯한 인증중고차 사업성 개선에 주력해 올해 1만5000대 판매 목표를 설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증중고차 사업으로 국내에서도 해외처럼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검증한 수준 높은 중고차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중고차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르노코리아는 인증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을 시작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4월 정관 사업목적에 자동차관리사업(자동차매매업)을 추가했다. 향후 인증중고차 시장 진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관을 손본 것이다. 한국GM도 분위기를 살피며 중고차 시장 참전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인증중고차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차·기아, KGM이 매물 확보·수익성 개선 등의 문제를 풀어나가면 이를 벤치마킹한 후발 주자들이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