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유리창엔…“파업”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한 시민 뒤 유리창에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선언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항의 현수막이 비치고 있다. 윤성호 기자

MZ노조 “민노총 가입이 목적”
익명게시판 전삼노 비판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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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대내외 악재로 경영 위기에 내몰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선언한 것을 두고 삼성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평균 연봉 1억2000만 원, 전체 직원 12만여 명의 약 20% 남짓에 불과한 전삼노의 강경 투쟁 방침에 대해 삼성그룹 5개 계열사를 아우르는 초기업노조가 정면 비판하는 등 ‘노노(勞勞) 갈등’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0일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는 전날 DS 부문이 다수인 전삼노의 파업 투쟁 선언을 비판하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항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 경쟁사에 밀려 최근 DS 부문장까지 교체한 상황에서 2만8000명가량의 조합원이 강경 실력행사에 나선 것을 두고 “다 같이 망하자는 것이냐”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내 임직원들은 특히 성과급 지급 조건을 영업이익과 연동한 경쟁사처럼 바꾸라는 전삼노의 요구에 강한 반감을 품고 있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022년 반도체 경기 호조로 DS 부문 직원들은 연봉의 47∼50% 수준의 초과이익성과급(OPI)을 받았다. 반면 MX(스마트폰)·VD(TV) 사업부의 OPI는 각각 29∼33%, 18∼22% 수준에 그쳤다. 한 임직원은 “성과가 좋을 때는 일언반구도 없었는데, 어려운 시기에 성과급 체계 변동을 요구하는 저의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전삼노의 강성 행보 여파는 노노 갈등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주축으로 2만여 명의 조합원을 보유한 초기업노조는 전날 “직원들의 근로 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급단체(민주노총)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전삼노의 파업 선언을 비판했다. 다만 회사는 파업을 지지하는 임직원이 많지 않아 파업이 현실화하더라도 반도체 생산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