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대비 원가 부담 커
착공 돌입 사업장서도 잡음
조합·시공사간 소송전 난무

원자재값과 인건비 급등, 공사 기간 지연에 따른 비용 상승 등 대내·외 악재들이 준공이 끝난 입주 아파트뿐만 아니라 이제 막 착공에 돌입한 재정비 사업장에서도 상당한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곳곳의 정비 사업지에서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지연되고, 이 같은 갈등이 소송으로 번지는 경우도 다반사인 상황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 자재값과 인건비 등 공사비 상승에 따라 건설사들의 원가율(매출액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90% 이상으로 치솟았다. 적정 수준인 80%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원가율을 개선해야 하는 건설사들은 자재값 인상분을 공사비에 반영해 달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합은 분담금 증가를 우려해 반발하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 범천1-1 재개발 사업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539만9000원이던 3.3㎡당 공사비를 926만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통보해 조합과 갈등을 겪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에는 548만 원에서 829만 원으로 공사비 증액을 요청했다.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송파구 잠실진주 재건축은 510만 원에서 823만 원으로,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는 구로구 고척4구역은 447만 원에서 713만 원으로 각각 공사비 인상을 요구받았다.

공사비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3월 강북구 미아3구역 재개발 조합을 상대로 323억 원 규모의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롯데건설도 송파구 거여2-1구역 재개발조합 등과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