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일 전북 전주시 풍남문광장에 위치한 세월호 분향소에서 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 경찰관들이 전날 발생한 원인 불명의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밤중 전북 전주시 세월호분향소에 불을 지른 60대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전주완산경찰서는 일반물건 방화 혐의로 60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9일 오후 8시 30분쯤 라이터로 전주시 풍남문 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분향소에 불을 낸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일정한 주거지 없이 풍남문 광장 인근에서 노숙을 하고 있었다.

A 씨는 전날 경찰 조사에서 “종교시설인 줄 알고 불을 질렀다”며 “종교 때문에 가정이 파탄이 났는데, 세월호 천막을 보니까 그 종교 생각이 나서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 씨의 범행 동기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이날 오후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A 씨는 횡설수설하며 제대로 진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를 구속해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전주 세월호 분향소는 참사 발생 4개월 뒤인 2014년 8월에 설치됐다. 이후 세월호 관련 활동가들에 의해 한 차례 자진 철거됐다가, 세월호 4주기에 재설치돼 1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분향소 지킴이 측은 화재 직후 불에 탄 천막과 영정 등을 교체한 뒤, 수일 내에 분향소를 재개할 예정이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