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행사 필요성엔 공감
“급히 처리할 일 아냐” 신중론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에서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오는 21일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대통령실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10번째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채 상병 사망에 대해 “가슴 아픈 일”이라고 밝혔지만,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본 뒤 “납득이 안 된다면 그때는 제가 특검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면서 우회적으로 특검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시점은 오는 14일이 아니라 21일일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거부권 행사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있지만, “급하게 처리할 문제는 아니다”라는 신중론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앞서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 2일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지난 7일 정부로 이송됐다.

하지만 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윤 대통령에겐 정치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 과정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는 28일 예상되는 국회 본회의에서 여권 이탈표가 18표 이상 나오게 되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로 대통령 거부권이 무력화될 수 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