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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제공 예정 KF-21 1대 분담금 삭감으로 원점 재검토”…인니 제공 무산될 듯

정충신 선임 기자
정충신 선임 기자
  • 입력 2024-05-0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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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사거리 200㎞ 현존 최고 성능의 중거리 공대공미사일 미티어 4발을 탑재한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가상도. 8일 오전 남해상에서 미티어 실사격 실험에 성공했다고 방위사업청이 밝혔다. 영국 MBDA사 제공


방사청, 인니 KF-21 분담금 삭감 및 기술이전 줄이는 방향 수용 가닥
개발 비용 절감, 부족분 약 5천억 정부·KAI 부담 전망…"기술 이전 규모도 조정"
인니의 48대 현지 조립생산 성사가 KF-21 사업 성공의 중요 변수 될듯


정부는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개발 분담금을 애초 1조6000억 원에서 6000억 원으로 깎아달라는 인도네시아(인니)의 제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하지만 분담금 삭감 조건으로 인니에 완납을 전제로 한 시제기 1대의 제공은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방위사업청은 8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인도네시아 측은 KF-21 체계개발 종료 시점인 2026년까지 6000억 원으로 분담금 조정을 제안했다"며 "인도네시아 측이 납부할 수 있는 6000억 원으로 조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보라매 개발비 절감으로 공동개발국 인니가 부담하지 않는 미분담금은 약 5000억 원이다. 인니의 미분담금은 우리 정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나눠 분담할 예정이다. 방사청은 8일 "부족 재원은 정부와 업체 노력을 통해 확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국방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 인도네시아 측 제안을 수용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달 말 열리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2016년 1월 KF-21 전체 개발비의 20%인 약 1조7000억 원(이후 방산물자 지정 후 부가세 1000억원이 빠지면서약 1조6000억 원으로 감액)을 개발이 완료되는 2026년 6월까지 부담하고, 이에 상응하는 가치의 관련 기술을 이전받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약속한 금액의 3분의 1 수준인 6000억 원을 2026년까지 납부하는 대신 기술 이전도 그만큼만 받겠다고 우리 측에 제안했다.

노지만 방사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은 "조정된 분담금 규모에 맞춰 인도네시아로의 (기술 관련) 이전 가치의 규모도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노 단장은 "체계개발 시기 및 전력화 임박 시점에서 인도네시아 측의 분담금 미납 지속으로 개발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분담금 관련 의사결정이 지연되면 KF-21 전력화에도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인도네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배경을 설명했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전까지 납부했던 약 2800억 원에 더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매년 1000억 원씩 추가로 납부하게 된다. 올해분 1000억 원은 지난달 말 한국 측에 입금됐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올해부터 2034년까지 매년 1000억 원씩, 총 1조 원을 추가 납부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말에서 올 초에 걸쳐 제안한 바 있다. 이 경우에도 2026년까지 3000억 원이 추가로 들어오는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방사청은 체계개발 종료 시점이 2026년으로 잡혀 있는 만큼 그 이후 분담금 납입은 KF-21 사업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로 당시 인도네시아의 제안을 거부했다.

2026년까지 완납을 조건으로 분담금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그만큼만 받겠다는 인도네시아의 수정 제안에 대해서는 협상이 가능하다고 방사청은 판단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6000억 원만 내고 1조6000억 원의 기술을 (인도네시아가) 가져갈 일은 절대 없다"며 "애초 분담금 납부의 대가였던 KF-21 시제기 제공 또한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6대의 KF-21 시제기 중 1대를 인도네시아에 제공하기로 했는데 분담금 대폭 삭감에 따라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제공하기로 했던 KF-21 기술자료도 약식으로만 제공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한 일부 부품 역시 생산시설 미비로 무산되거나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최근 KF-21 시제5호기에 공중급유하는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KF-21 전체 개발비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든 것도 인도네시아 측 분담금을 대폭 삭감할 수 있다는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무장을 제외한 KF-21 체계개발 비용은 당초 8조1000억 원으로 책정됐지만, 개발 과정에서 비용 절감이 이뤄져 7조6000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방사청은 예상한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가 납부해야 할 분담금을 1조6000억 원에서 6000억 원으로 깎아줘도 추가로 충당해야 할 비용은 1조 원이 아닌 5000억 원이 될 것이라고 방사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방사청은 "부족 재원은 정부와 업체의 노력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며 "개발비용 부족으로 인해 전투기 개발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분담 비율 조정 및 부족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존 계획상 KF-21 개발비 분담 비율은 한국 정부 60%,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20%, 인도네시아 20%였다.

분담 비율을 조정해 인도네시아가 납부해야 하는 분담금을 대폭 삭감하고 부족한 재원은 정부의 추가 재정 투입과 KAI 측의 추가 부담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게 방사청의 판단이다.

인도네시아와의 KF-21 공동개발 중단도 일각에서 거론됐으나 방사청은 선을 그었다. 방사청 관계자는 "중단이 가장 쉽고 깔끔하기는 하다"면서도 "국가 이익, (추후) 양산, 수출 파급 효과 등을 볼 때 (중단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양국 협력 관계 등을 고려할 때 공동개발 구도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인도네시아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인도네시아는 KF-21 48대를 현지 조립 생산을 통해 도입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가 도입 계획을 포기하면 대당 생산 단가가 상승하고,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KF-21 48대 도입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방사청 관계자는 전했다. 방사청은 "인니가 최근 분담금 1000억원을 추가 납부한데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당선인도 관심을 표명한 바 있어 사업 계속 의지는 확고한 것 같다"며 "인니가 KF-21을 최초 도입하게 되면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와 중동, 동유럽 국가 수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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