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북한의 KN-25 단거리탄도미사일(초대형방사포) 4발이 22일 오후 이동식발사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되고 있다. 23일 조선중앙통신은 “‘핵방아쇠’라 부르는 국가 핵무기 종합관리체계 내에서 초대형방사포를 운용하는 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 北 ‘초대형방사포 발사’ 공개

이동식발사대 4대서 1발씩 쏴
‘사거리 352㎞’ 목표 명중 주장
核사용 명령·발사절차 일원화

美·英·대만 “안보에 위협” 규탄


23일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핵 반격 가상종합전술훈련’ 사진에는 이동식발사대(TEL) 4대에서 각 1발씩 총 4발의 초대형 방사포가 발사되는 장면이 포착됐다. 북한은 ‘핵 반격’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정거리로 볼 때 계룡대와 군산 공군기지를 타격권으로 설정해 사실상 대남 핵 위협을 가시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북한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지난 22일 평양에서 발사된 초대형 방사포가 사거리 352㎞의 섬 목표를 명중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평양에서 350㎞ 안팎이면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와 한·미 연합편대군종합훈련(KFT)이 진행되고 있는 군산기지 등에 닿을 수 있는 거리다.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에 “핵 모의 전투부(탄두)를 탑재했다”고 밝힌 만큼, 사실상 수도권과 주요 군사시설에 대한 핵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발능력, 정밀유도능력, 최대 400㎞에 달하는 사거리 등을 통해 남한의 수도권을 비롯해 남부지역까지 주요 비행장과 군사시설에 대한 타격 목적을 가진 무기체계”라고 설명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연발사격 능력을 강조하는데, 이는 4연발 또는 6연발로 구성된 1문의 포대가 하나의 비행장을 초토화할 수 있다는 계산에 입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이번 훈련에 대해 국가 핵무기 종합 관리 체계인 ‘핵방아쇠’ 체계 안에서 운용하는 훈련이라고 밝힌 대목에도 시선이 쏠린다. 지난해 3월 실시됐던 핵 반격 가상종합전술훈련 당시에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에 ‘핵방아쇠’ 체계가 적용됐다. 핵방아쇠 체계를 통해 핵무기 사용 명령과 발사 절차가 일원화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전술핵 발사 지시를 내리면 전술핵운용부대가 명령을 받아 즉각 실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이번 훈련 배경을 한·미 KFT와 18일 열린 연합공중침투훈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일제히 규탄하고 나섰다. 미국 국무부의 매슈 밀러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지역 및 국제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할 때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대만 외교부 등도 규탄 성명을 냈다.

■ 용어설명

◇600㎜ 초대형방사포= 북한이 개발한 신형 방사포로, 한·미 당국은 KN-25란 코드명으로 부르고 있다. 사거리는 400㎞로, 한국의 수도권과 주요 군사시설을 겨냥하는 무기다.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분류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다. 소형화한 핵탄두의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