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구시가 오는 5월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할 예정인 서구 대구염색산업단지 내 일부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대구시청 제공

지자체, 악취관리지역 지정에도
배출기준 초과 사업장 대거적발
강원 양돈농장선 200배 웃돌아
“처벌기준 강화 등 법개정 필요”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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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에게 고통을 주는 악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주요 배출장소인 산업단지와 축사시설에 대해 잇따라 ‘악취관리지역’을 지정하고 악취물질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 시설이 조성된 이후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도심이 팽창하면서 악취로 단순 고통을 넘어 정신적 스트레스와 호흡기 질환마저 유발한다는 집단민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여전히 배출기준을 초과하는 사업장이 대거 적발되고 있어 처벌기준 강화 등 보다 효과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대구시는 악취로 민원이 끊이지 않는 서구 대구염색산업단지에 대해 오는 5월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악취방지법에 따라 염색산단 내 사업장은 고시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악취배출시설을 설치해야 하고 1년 이내에 악취방지계획에 따라 악취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또 악취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면 개선 권고와 과태료를 부과받는 악취관리지역 이외의 사업장과 달리 개선될 때까지 조업정지 등 훨씬 강화된 행정처분을 받는다.

이 산단(84만9000㎡)의 경우 1980년에 들어섰으며 현재 127개 섬유염색업체가 입주해 있다. 서구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시한 악취검사 결과, 매년 사업장의 8∼15% 정도가 배출구 악취배출허용기준(희석배수 1000 이하)을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가 오거나 밤이 되면 악취물질 배출이 더 많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매년 700건 수준의 민원이 제기돼왔다. 특히 염색산단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지난해에는 무려 1만3000여 건의 주민 불만이 쏟아졌다.

이에 앞서 강원도는 이달 초 원주시 소초면 평장리 3곳의 양돈농장(8만3712㎡)을 악취관리지역으로 고시했다. 인근 주민들은 양돈농장 악취로 수십 년간 고통을 받아왔으며 도는 악취 실태 조사 결과 배출 허용기준(희석배수 500 이하)을 최대 200배나 웃도는 것을 확인했다. 전북도는 수십 년간 축산 시설 악취 문제가 제기된 진안군 마령·성수면 일대 22만㎡에 대해 악취관리지역 지정 절차에 착수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시·도가 지정한 악취관리지역은 200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인천 11개, 경기 9개, 경남 7개, 울산 4개 등 총 49개 지역이다. 산업단지가 26개 지역, 양돈 등 축사시설이 23개 지역이다. 이 중 악취물질 배출기준을 초과해 개선명령을 받은 사업장은 2020년 130개, 2021년 190개, 2022년 118개로 나타났다. 또 개선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개선될 때까지 조업을 정지한 사업장도 같은 기간 각각 12개, 18개, 10개로 드러났다. 임호진 경북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대부분 영세사업장에서 악취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고 있으나 시설 개선 상황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라며 “법 개정 등을 통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