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서 3년만에 발병 확인
사람에 전염때 발열·오한·두통
市, 감염견 격리·방역조치 나서

이달 초 서울 도봉구에서 인수공통감염병인 ‘개 브루셀라병’에 감염된 개가 발견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브루셀라병 감염이 확인된 것은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서울시는 감염병이 확산하지 않도록 감염견을 즉각 격리 조치하고 방역 관리에 나섰다.

12일 시에 따르면 한 동물보호단체가 보호하고 있는 개 중 한 마리가 지난 4일 브루셀라병 확진을 받았다. 해당 동물보호단체는 총 16마리의 개를 전북의 한 번식농장에서 구출해 서울로 들여왔는데 이 중 한 마리가 브루셀라병에 감염된 것이 확인된 것이다. 시는 이 개를 별도 격리하도록 명령했다. 아울러 보호자가 원하면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도록 했다. 브루셀라병은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2021년 서울에서 총 3마리의 개가 브루셀라병 확진을 받은 바 있다. 브루셀라병은 법정 제2종 가축전염병으로 개나 소, 염소, 돼지 등에 주로 발생하며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 중 하나다. 사람 브루셀라증은 간헐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어 법정 감염병 제3급으로 분류돼 관리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사람 감염의 경우 호흡이나 상처가 난 피부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경피 감염과 식품 매개(유제품) 감염이 있다. 국내에서는 감염된 동물로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분비되는 브루셀라균이 상처가 난 피부 등을 통해 사람에게 옮겨지는 등 직접 접촉에 의해 전파되는 경우가 많다고 추정된다. 사람이 브루셀라균에 감염되면 발열, 오한, 식욕 부진, 두통,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할 경우 심한 피로감이 나타나고 증상이 1년 이상 가는 만성 감염증의 경우 만성 피로,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정부 감염병포털에 따르면 2001년부터 올해까지 브루셀라병에 감염된 사람은 전국에서 총 75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람 감염 위험성 때문에 정부에서는 브루셀라병 발병 시 가축전염병 관리 지침에 따라 해당 동물을 살처분하도록 하고 있는데, 개의 경우 반려동물임을 고려해 살처분 외에 격리와 같은 현실적인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는 이러한 의견을 반영해 2021년 개 3마리가 확진을 받았을 때에도 치료를 진행하면서 회복 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다른 동물로 전염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 격리를 명령한 바 있다.

노창식 서울보건환경연구원 동물위생시험소장은 “정부는 살처분 지침을 내리고 있으나 개가 반려동물인 점을 고려할 때 격리 치료도 고려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정민·김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