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수업 재개에도 학교는 ‘텅텅’ 각 의과대학이 학생들의 ‘유급 사태’를 막기 위해 속속 수업을 재개하기 시작한 8일 오전 대구 경북대 의대에서 한 학생이 가운을 입고 복도에 홀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 의협 “합동 기자회견 열것”

단체별 의견취합 합의도출 시도
“회견, 아주 긍정적인 자리될것”
내부 강경파는 여전히 불안요소

정부, 실손보험 개선방향 논의
‘비급여 보고’ 15일 전면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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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가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전공의 대표 간 회담을 ‘의미 있는 만남’으로 평가하고, 의대 2000명 증원에 대한 정부의 ‘통일된 대안 제시’ 요구에 호응하듯 ‘합동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히면서 의·정 갈등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계가 2000명 증원안에 대해 단일안을 내놓고 정부와 본격 협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증원 원점 재논의’ 등 대화에 ‘조건’을 내걸고 있는 내부 강경파들의 움직임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4·10 총선 후 이번 주 중으로 의료계 합동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등 그동안 중구난방 식이었던 의사단체들의 의견을 취합해 정부가 요구하는 ‘통일된 목소리’를 내겠다는 예고다. 지난 7일 의협 비대위가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 등과 3시간에 걸쳐 회의한 끝에 이 같은 발표가 있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7일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의 만남은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평가한다”며 “비대위에서 대통령이 전공의와 직접 만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고, 이후 대통령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전공의가 호응해 만남이 성사된 것”이라고 말했다. 방재승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장도 8일 “합동 기자회견 직전 회의를 해봐야 하겠지만 아주 긍정적인 자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제시한 ‘사회적 협의체’에 의료계가 통일된 의견을 가지고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결국은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두 사람의 회담 후 더욱 부정적으로 돌아선 의료계 내 ‘강경파’들은 불안 요소다. 박 위원장을 불신임하는 전공의들의 여론이 대표적으로, 전공의 상당수는 의대 증원안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직 전공의 A 씨는 “회담을 사실상 결렬이라고 보고 ‘앞으로 절대 대화는 없다’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공의 B 씨도 “회담 자체가 멍청한 짓이었고,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저희는 초지일관으로 ‘증원 규모 재논의’를 요청하고 있다”며 “2000명 증원과 관련해 교육부의 프로세스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보상체계의 불공정성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지목된 실손보험의 보장범위를 합리화해 필수의료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비급여 진료’ 항목을 보고하도록 하는 제도를 이달 15일부터 모든 의료기관에 확대 적용한다.

전수한·노지운·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