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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석은 ‘헨리 조지’의 배신자… 부동산 사기대출로 민심 역린 건드려

허민 전임 기자
허민 전임 기자
  • 입력 2024-04-02 09:21
  • 수정 2024-04-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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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민의 정치카페 - 민주당 후보들의 부동산 문제

양, 文정부 토지공개념 세례 받아 ‘금융 조이기’ 주장… 뒤로는 아파트 사재기 불법 대출
폭로 언론엔 ‘입틀막’ 손해배상 협박… 2030 등 성난 민심이 민주당 최대 위기 요인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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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일부 후보들의 부동산 문제가 민심의 역린을 건드렸다.

2022년 3월 대선도, 그해 6월 지방선거도, 민주당이 당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 때문에 패했다는 분석이 엄존하는 가운데, 일련의 부동산 역린 거스르기가 민주당에 최대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지주의자’들

민주당엔 미국의 정치경제학자 헨리 조지를 따르는 토지공개념 주장자들이 진지를 구축해온 전통이 있다. ‘헨리 조지스트’ 혹은 ‘조지주의자’로 불리는 이들의 구호는, 조지가 ‘진보와 빈곤’에서 제안한 “토지를 공공의 재산으로 만들어야 한다(We must make land common property)”는 것.

대한민국에서 조지스트로서 이름을 처음 알린 김윤상 경북대 교수가 ‘진보와 빈곤’ ‘정치경제학’ 등 조지의 책을번역하고 토지 공유의 정신을 강조하는 ‘지공(地共)주의’ 등 저서를 남기면서 조지주의자는 ‘지공주의자’와 동의어가 됐다.

현대의 토지정책은 곧 부동산정책이다. 노무현 정부의 초대 정책실장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 문재인 정부에서 정책실장을 한 김수현 세종대 교수 등이 당시 지공주의자로서 부동산정책을 좌지우지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였을 때인 2021년 8월 출범해 지금도 활동하는 정책자문그룹 ‘세상을 바꾸는 정책(세바정)’ 내에도 일군의 조지주의자가 활약 중이다.

민주당 경기 안산갑 경선에서 비명 전해철 의원을 꺾고 공천권을 따낸 찐명 양문석 후보는 문 정부 시절인 2018년 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지냈다. 이 시기는 김수현이 청와대 사회수석과 정책실장을 차례로 지냈던 때와 겹친다. 양 후보는 2018년 8월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문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 대해 “좀 더 혁신적인 조치들이 나와야 한다. 결국 금융을 강하게 조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의 ‘금융 조이기’ 아이디어는 2019년에 문 정부의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실현됐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15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면서다. 그는 확실히 김수현류의 세례를 받은 조지주의자였다.

◇부동산 역린

격랑이 몰아쳤던 민주당 공천 내전 속에서 본선행 티켓을 따낸 친명 후보들의 불법·편법적인 부동산 사재기 행적이 드러나면서 민심에 거센 쓰나미가 덮쳤다. 이들 중에 부동산 투기를 막아야 한다며 ‘금융 조이기’를 주창한 양문석 후보가 있다.

양 후보는 ①2020년 11월 대부업체로부터 빌린 수억 원의 돈을 보태 서울 잠원동 아파트를 31억여 원에 구입하고 ②이듬해 4월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서 이 아파트를 담보 잡아 예금이 150만 원에 불과한 장녀 명의로 사업자대출 11억 원을 받은 뒤 ③이 대출금을 대부업체 돈 갚는 데 쓰고 ④중앙선거관리위엔 아파트를 21억여 원으로 축소 신고한 의혹을 받고 있다.

양 후보는 사기 대출 의혹 비판에 “새마을금고 측이 먼저 대출을 권했고, 업계 관행이니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새마을금고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우리 가족의 대출로 사기당한 피해자가 있느냐”고 큰소리를 쳤다. 부동산 불법 투기에 국민 정서법까지 거스르는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

양 후보의 사기 대출은 편법과 불법을 동원해 소상공인 사업자금 대출을 위법하게 취한 후 부동산에 투자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사회적 공분을 불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집 살 때 돈을 빌리지 못하게 해놓고 자기들은 뒷구멍으로 이러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양 후보는 민주당의 몰염치와 위선을 상징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양 후보 이외에도 군 복무 중인 장남에게 서울 성수동 30억 원 건물을 증여한 공영운(경기 화성을) 후보, 서울 한남동 재개발지역 단독 주택을 두 아들에게 증여한 뒤 증여세까지 대납해준 대장동 변호사이자 찐명 양부남(광주 서을) 후보 사건도 민심의 분노를 부채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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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벌적 손해배상 협박

양문석 후보는 “편법 대출에는 사과하지만 사기 대출은 아니다”라며 자신을 새마을금고의 유혹에 넘어간 금융 소비자라고 항변했다. 나아가 사기 대출 의혹을 제기한 언론에 “당선되면 징벌적 손해배상을 관철하겠다”며 고소를 예고했다.

하지만 양 후보나 그의 장녀가 허위로 서류를 작성해 금융기관으로부터 거액을 대출받은 건 불법 대출이자 사기 대출임이 명백하다. 자영업자에게 가야 할 대출 여력이 부동산 담보대출로 흘러들었기 때문에 피해자도 존재한다.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①대출 신청인이 창업자금 대출금 일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생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속이고 대출한 행위는 사기죄의 기망 행위에 해당하며(‘2003도4450 판결’) ②금융기관이 사기 대출을 먼저 권유하는 등 공모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신청인의 사기죄가 성립한다(‘2017도8449 판결’).

문제의 심각성은 양 후보의 언론 고소 협박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언론과 시민의 비판에 재갈을 물려 기본권 행사를 막겠다는 의도를 갖는 소송을 ‘전략적 봉쇄 소송’이라 한다. 막대한 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공적 참여자에게 고통을 주고 궁극적으로는 의사 표현을 막으려는 것이 전략적 봉쇄 소송이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략적 봉쇄 소송은 정당한 비판에 무차별적인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심리적·경제적 압박을 가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면서 “이러한 소송에 의해 ‘위축 효과(chilling effect)’가 발생하고 건전한 비판이 위협받는다”고 말했다. 전략적 봉쇄 소송은 한마디로 ‘입틀막 소송’이다.

◇끓어오르는 민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민주당 후보들은 헨리 조지의 배신자들이다. 이들의 행태는 대실패로 끝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으로 소중한 재산을 날려 힘든 시절을 보내는 2030 영끌족을 포함한 많은 시민의 역린을 건드렸다.

진보 유튜버 유시민 작가는 언젠가 새해 소망으로 이렇게 말한 일이 있다. “더는 땅을 사고팔면서 부자가 된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과거의 ‘흑석 김의겸 선생’과 지금의 ‘잠원 양문석 선생’, 그리고 민주당의 자칭 조지주의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전임기자, 행정학 박사

■ 용어 설명

‘전략적 봉쇄 소송’이란 언론·시민의 비판으로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이 이들의 공적 참여를 위축시키려는 목적으로 제기하는 소송. 전략적 봉쇄 소송의 전형은 징벌적 손해배상.

‘사기 대출’과 관련한 대법원 판례는 ‘다른 용도로 사용할 목적이면서 사업 대출을 신청한 기망 행위’(2003도4450)나 ‘금융기관 실무 직원과 공모한 행위’(2017도8449) 모두 사기죄로 판단.

■ 세줄 요약

‘조지주의자’들 : 민주당엔 헨리 조지의 토지공개념론자들이 진지를 구축해온 전통 있어. 노무현 정부의 이정우, 문재인 정부의 김수현 등이 조지주의자로서 당시 부동산정책 좌지우지. 양문석도 그 세례를 받은 사람.

부동산 역린 : 친명 총선 후보들의 불법·편법적 부동산 행적이 드러나면서 민심에 거센 쓰나미 덮쳐. 부동산 투기를 막자며 ‘금융 조이기’를 주창한 양문석도 그중 1인. 공영운·양부남 사건도 민심 분노를 부채질.

끓어오르는 민심 : 양문석은 언론에 대한 전략적 봉쇄 소송인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언급.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민주당 후보들은 헨리 조지의 배신자들. 부동산 역린 건드리기가 민주당의 최대 위기 요인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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